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본사와 가맹점 간 시스템 효율화는 필수적이다. 매장 수가 늘어날수록 본사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가맹점주는 발주와 재고 관리에 들이는 시간을 줄여 본업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시스템은 식자재 주문부터 재고 관리, 배송, 정산 등 전 과정이 파편화돼 있어 본사와 가맹점 모두에게 불필요한 운영 리스크와 비용 부담을 초래해 왔다.
김유빈 삼청당 대표(왼쪽)와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오른쪽) / 출처=IT동아
이러한 분절을 해소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프랜차이즈의 디지털 전환(DX)이 주목받는다.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삼청당’이 식자재 통합 유통 플랫폼 ‘오더히어로’를 운영하는 딜리버리랩과 손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더히어로는 약 40만 개 이상의 식자재를 한 번에 비교·검색하고, 여러 유통사 상품을 앱 하나로 통합 주문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삼청당은 고객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김밥으로 인기를 끌며, 좁은 공간에서 높은 수익 창출이 가능한 소자본 창업의 강점을 내세우는 분식 전문 브랜드다.
딜리버리랩과 삼청당의 이번 협업은 단순히 ‘주문 관리 시스템(OMS)’ 도입을 넘어 가맹점 원가 절감과 본사 리스크 관리 통합을 목표했다. IT동아는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와 김유빈 삼청당 대표를 만나 이번 협업의 배경과 성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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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각자 본인과 브랜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원석 대표: 오더히어로를 통해 식자재 유통 시장의 DX를 이끄는 딜리버리랩 대표 이원석입니다. 딜리버리랩은 외식 자영업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식자재 주문을 더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도심형 초소형 물류센터(MFC) 기반의 통합 배송 모델을 업계 최초 상용화했습니다. 풀콜드체인(신선도 유지를 위한 저온 유통망)과 합배송, 전용상품(PB상품) 발주/재고/출고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2021년 출시 이후 연평균 154%의 가파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자체 운송 관리 시스템(TMS) 개발을 완료해 주문-물류-배송 관제까지 하나로 연결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김유빈 삼청당 대표 / 출처=IT동아
김유빈 대표: 소자본 창업의 강점을 살려 전국 37개 직영·가맹점을 운영 중인 삼청당 대표 김유빈입니다. 독자적인 레시피로 만든 전용상품과 합리적인 단가 정책으로 가맹점 운영 난이도를 낮춘 것이 성장 동력입니다. 최근에는 커스터마이징 메뉴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품질 편차를 줄이기 위해 조리 공정 표준화와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국 가맹점을 꾸준히 확장하며 분식 카테고리에서 안정적 입지를 구축하고, 성장세에 맞춰 전사적인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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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대표: 매장이 전국으로 확장되면서 운영 효율성과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기존 발주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가맹점주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여러 유통업체를 개별적으로 이용하다 보니 관리 효율이 떨어졌고, 본사 전용상품과 범용 상품을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주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컸습니다.
결국 본사가 투명하고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해 점주들이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더히어로 OMS는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전용상품과 범용 상품을 한 번에 통합 관리할 수 있어 삼청당의 전략과 잘 맞았습니다.
가맹점 리스크 예방하는 통합 운영체계 구축
김유빈 삼청당 대표(왼쪽)와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오른쪽) /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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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대표: 단순히 주문을 자동화하는 것을 넘어 가맹점 리스크 관리까지 가능한 통합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오더히어로 앱을 통해 가맹점이 80여 개 유통사의 가격을 실시간 비교해보며 낮은 가격에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했습니다.
둘째, 여러 곳으로 분산된 주문 출고 시스템을 일원화했습니다. 가맹점주들이 범용 상품과 전용상품을 모두 오더히어로 OMS에서 발주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상품 통합 배송과 통합 고객대응(CS) 체계로 본사 및 가맹점 불편을 최소화했습니다. 일원화된 발주 시스템 덕분에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정산 리소스가 커질 우려도 없앴습니다.
셋째, 본사가 가맹점별 발주와 재고 흐름, 정산을 데이터로 한눈에 파악하게 했습니다. 미수금이나 사입 리스크 등 발생 가능한 문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통합 운영체계를 구축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운영 인프라를 제공했습니다.
IT동아: 오더히어로 OMS 도입 후 체감 효과가 궁금합니다.
김유빈 대표: 무엇보다 원가 절감 효과가 뚜렷합니다. 파일럿 테스트 결과 평균 5% 이상의 비용 절감됐고, 특정 품목은 최대 28%까지 낮아졌습니다. 가맹점주들의 발주 소요 시간도 최대 40% 단축됐습니다. 현장에서의 피드백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가맹점주들은 ‘너무 편하다’, ‘원클릭으로 끝내는 내일 식자재 발주’라고 말합니다.
나아가, 신메뉴 개발이 잦은 브랜드 특성상 OMS에 등록된 다양한 식자재를 유연하게 조달하고, 즉시 원가 분석을 해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결국 운영 스트레스가 줄면서 본사도 품질 유지와 새로운 기획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점이 중요한 성과입니다.
오더히어로 OMS의 핵심은 실물 물류 기반의 데이터 통합이다 / 출처=딜리버리랩
IT동아: 오더히어로 OMS의 차별점을 소개한다면?
이원석 대표: 오더히어로 OMS의 핵심은 ‘실물 물류 기반의 데이터 통합’입니다. 단순히 주문 목록을 제공하던 기존 발주 시스템에서 벗어나 재고·출고·배송·정산·CS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공급망의 투명성을 확보했습니다.
구체적인 강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본사와 가맹점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한 솔루션이라는 점입니다. 오더히어로 OMS에서는 본사와 가맹점이 동일한 주문·출고·배송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통합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반복되던 발주 확인과 진행 상황 문의를 줄이고, 현장 혼선을 최소화했습니다.
둘째, 전용상품의 철저한 공급 안정성입니다. 본사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용상품의 흐름을 발주부터 재고, 출고, 수불 관리까지 실시간 모니터링합니다. 이를 통해 품절 리스크를 방지하고, 적정 재고를 유지함으로써 전국 매장에 안정적인 공급 환경을 제공합니다.
셋째, 주문부터 정산까지 이어지는 ‘올인원 프로세스’입니다. 가맹점주는 흩어져 있던 발주를 앱 하나로 끝내고 배송 추적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합니다. 본사는 복잡했던 운영 리소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그동안 파악하기 어려웠던 매장별 재고 흐름과 사입 리스크를 데이터로 확인하며 운영 안정성을 보장받습니다.
운영 효율 넘어 AI 기반 예측 발주 시대로
김유빈 삼청당 대표(오른쪽)와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왼쪽) / 출처=IT동아
IT동아: 양사의 향후 협력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김유빈 대표: 우선 현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만큼, 2026년까지 전국 가맹점에 오더히어로 OMS를 확대할 목표입니다. 또한 삼청당은 커스터마이징 메뉴의 특성상 품질 편차를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이번 오더히어로 OMS 도입으로 전용상품의 조달 방식을 혁신한 것을 넘어, 향후 전처리 공장을 설립해 가맹점 조리 난이도를 낮추고 품질 편차를 줄일 계획입니다.
특히 딜리버리랩과 AI 기반 메뉴 자동 발주 시스템도 준비 중입니다. 소진된 재고량을 데이터로 파악해 자동으로 주문을 넣어주는 시스템입니다. 예컨대, 소스 2kg로 30개 주문이 나간다면, 25개 정도 소진됐을 때 자동으로 발주하는 시스템입니다. 이것이 도입되면 운영 편의성이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입니다.
이원석 대표: 사람이 직접 재고를 관리하던 시대에서 AI가 예측 발주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딜리버리랩은 매장별 주문 패턴 등 거래 데이터와 표준 레시피 데이터를 분석하고, 공급사별 원가와 품질 이슈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발주 시점을 알려주는 엔진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자체 연구개발(R&D)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를 다른 프랜차이즈로 확산해 물류 걱정 없이 브랜드 성장에 전념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딜리버리랩 “프랜차이즈 DX 표준 만들 것”
오더히어로 OMS 적용 기술 / 출처=딜리버리랩
IT동아: 이번 협업으로 증명한 오더히어로 OMS의 유망 산업군은 어디라고 보시나요?
이원석 대표: 오더히어로 OMS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기술 기반의 ‘운영 인프라’입니다. 분식, 치킨, 피자처럼 대량의 전용 식자재를 사용하는 외식 브랜드는 물론 밀키트 제조사, 코인세탁방 같은 무인샵까지 전국적인 공급 안정성과 매장 운영 자동화가 필요한 모든 산업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협업은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가 ▲물류 인프라(MFC) ▲운영 시스템(OMS) ▲가맹점 앱을 하나로 묶어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첫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딜리버리랩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업종에 최적화된 맞춤형 DX 모델을 확산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유빈 삼청당 대표(왼쪽)와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오른쪽) /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각사의 향후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김유빈 대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전국 가맹망 확대를 목표합니다. 이번 오더히어로 OMS 도입으로 제품 차별화와 운영 차별화에 이어 공급망 차별화로 이어지는 3단계 확장 전략을 완성한 만큼, 이를 발판 삼아 내실 있는 전국구 브랜드로 도약하겠습니다. 나아가,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할 계획입니다. 이미 일본 시장에 안착했으며, 인도네시아에는 매장 개설이 진행 중입니다. 국내에서 검증한 시스템을 해외 매장에도 구축해 세계 어디서나 똑같이 맛있고, 운영은 쉬운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한식의 세계화에 일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원석 대표: 딜리버리랩은 오더히어로 OMS를 프랜차이즈 DX의 표준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앞으로 전국으로 MFC를 확장하고, AI 기반 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프랜차이즈의 주문·재고·물류·정산 데이터 일원화를 통해 운영 효율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본사와 가맹점이 걱정 없이 본질적인 성장에만 집중하도록 돕는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