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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풍선효과·철도… 내년 부동산시장 달굴 3대 키워드

입력 | 2025-12-28 09:18:00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 쏠리는 평택·이천·용인·청주 아파트 주목할 만




경기 용인 원삼면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동아DB

올해에 이어 2026년에도 부동산시장에선 예측 불허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시장 참여자들의 대응이 만나 어떤 결과를 낳을지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필자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 ‘풍선효과’ ‘철도’ 등 3대 키워드에 주목한다면 다가오는 새해 부동산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도 키우는 ‘반도체’
올해 주식시장의 대반전을 이끈 반도체산업은 다가오는 내년 부동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3년 반도체산업 부진 탓에 설비투자를 잠정 중단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7월 약 70조 원이 투입되는 경기 평택 P5공장 공사를 재개했다. 수십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는 것은 반도체산업이 턴어라운드를 했다는 강력한 증거다. 이에 따른 일자리 증대 기대감은 ‘미분양 무덤’이던 평택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더할 것이다. 10월 말 기준 경기에서 아파트 미분양이 가장 많은 곳이 평택(4067채)이고 이천(1279채)이 뒤를 잇는다. 공교롭게도 모두 반도체 도시다. 내년 반도체업황 반전으로 미분양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면 부동산시장의 관심은 평택과 이천으로 쏠릴 것이다. 

시장 변화폭을 주시해야 하는 곳이 평택과 이천이라면, 미분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용인은 ‘상승 각도’를 주목할 만하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모두 잡은 용인의 집값은 일찍부터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 외곽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용인시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구도심, 택지지구를 촘촘히 잇는 철도계획을 발표했다. ‘평택부발선’(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이천·평택)과 ‘반도체선’(반도체 클러스터~화성 동탄), ‘경강선 연장선’(경기 광주~용인 남사), 그리고 화성과 수원, 용인 신봉·성복지구를 거쳐 성남 판교, 서울 잠실을 잇는 ‘경기 남부광역철도’가 그것이다.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선다면 용인과 화성, 수원 등 경기 남부 주거 벨트를 잇는 철도망을 구축하는 데 강력한 명분이 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이어질 ‘풍선효과’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뉴스1

반도체 공장과 철도 개통의 시너지 효과로 집값 상승이 기대되는 곳은 지방에도 있다. 바로 충북 청주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산업 확장은 청년층을 청주로 유입시켜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내년 초에는 SK하이닉스의 M15X공장이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11월 대전~청주~세종을 잇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현재 발표된 CTX 노선안에 따르면 KTX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역 사이에 가칭 ‘청주도심역’이 예정돼 있다. 그 정확한 위치가 발표되면 새로이 역세권이 될 구도심의 부동산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에 따른 풍선효과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각인된 학습효과 덕에 일반인도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로 풍선효과가 예상되는 곳을 척척 찍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10·15 대책 이후 경기 동탄2신도시와 용인 기흥, 구리 등 ‘규제 옆 비규제 지역’에서도 매입세가 강하게 일어났다. 만약 새해 들어 정부가 규제 지역을 추가 지정한다면 곳곳에서 ‘2차 풍선효과 지역’이 등장할 것이다. 가령 용인 기흥을 규제 지역으로 묶는다면 용인에서 남은 비규제 지역은 처인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반도체+철도 개통’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다. 여기에 규제 풍선효과까지 겹친다면 용인의 수지, 기흥, 처인 등 3개 구(區) 집값은 상향평준화될 것이다.

안양의 경우 동안에 이어 만안까지 규제 지역으로 편입되면 시 전역이 규제 대상이 된다. 인근 광명과 의왕뿐 아니라, 안양까지 모두 규제로 묶일 경우 수도권 서남권에 광범위한 2차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마침 안산에선 신안산선 개통이 다가오고 있고, 시흥의 경우 지지부진하던 ‘시흥배곧 서울대병원’이 착공했다. 2차 풍선효과가 현실화한다면 이 같은 지역별 개발 호재와 맞물려 집값이 요동칠 여지가 있다. 

수도권 북부에선 10·15 대책 풍선효과에 따라 경기 구리로 매입세가 유입됐다. 이 지역마저 규제 대상이 되면 매입 심리가 남양주 다산신도시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철도’ 위시한 개발 청사진 풍년

서울 강남구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일대에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이 일대에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C 노선 등 철도 복합환승센터와 상업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아DB

당초 올해로 예정됐던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경기도는 정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플러스 노선’을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달라고 건의한 상황이다. GTX플러스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철도노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GTX-C 노선 연장, GTX-G와 H 노선 신설이다. 아무래도 기존 노선을 잇는 GTX-C 연장이 현실적 방안으로 꼽힌다. 만약 GTX-C 노선 연장이 실현된다면 현재 종점인 안산 상록수역에서 오이도역까지 GTX가 추가 개통된다. 오이도역을 품은 시흥에는 호재다.  

각종 개발 공약이 쏟아질 내년 6월 지방선거는 부동산 투자 관점에서도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특히 여야가 초접전을 벌일 선거구에선 강력한 개발 공약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가령 수도권에선 지난 대선 당시 여야 후보가 득표율 5%p 안팎 초접전을 펼친 서울 성동과 경기 성남 분당, 과천 등을 꼽을 수 있다. 성동은 성수전략정비구역을 겨냥한 규제 완화와 준공업지역 역세권 고밀개발을 통한 공공·청년주택 공급 공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분당에선 노후계획도시 개발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간 재건축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이나 공공이 주도하는 노후계획도시 로드맵 등이 제시될 공산이 크다. 과천의 경우 재건축 활성화와 3기 신도시 과천 지구 공공·임대 공급 공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선 강원 춘천과 속초가 지난 대선 때 3%p 차이 초접전을 기록했다. 춘천은 GTX-B 노선 연장이 개발 공약으로 나올 수 있다. 속초에선 관광 투자 활성화 공약 경쟁이 벌어지며 부동산 호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20호에 실렸습니다]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johns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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