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마이크론 호실적뒤 기대 커져 HBM-범용 D램 동시다발 가격급등 “2027년까지 슈퍼사이클 지속될것”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 덕에 삼성전자 주가가 5%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큰손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며 코스피가 상승했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1% 오른 4,129.68로 장을 마쳤다. 이날 개인이 2조2998억 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조7604억 원, 기관이 4686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증시 상승의 원동력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삼성전자는 5.31% 오른 11만7000원으로 마감하며 신고가를 썼다. SK하이닉스는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돼 신용거래 등이 막힌 상황에서도 1.87% 상승했다. SK그룹의 중간지주사로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보유한 SK스퀘어도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4.2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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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인공지능(AI)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며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됐다. 특히 주요 메모리 3사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하면서 비AI 서버나 스마트폰 같은 전가기기 등에 쓰이는 범용 D램 등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그 결과 HBM과 범용 D램, 낸드 플래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AI 투자 과잉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메모리는 과거와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우선 AI가 학습에서 추론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3배로 늘어나면서 구조적인 수요가 커졌고, 메모리가 활용되는 영역이 피지컬 AI 등으로 넓어졌기 때문이다. HBM의 경우 고객 맞춤형 제품이 늘어나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와 같은 장기계약 사업모델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객사들이 선제적 구매에 나섰고 공급업체들은 예측보다 더 높게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의미 있는 메모리 공급은 빨라야 2028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도 “향후 2년 동안 D램 공급 증가가 수요 증가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 마감했지만, 자금 유입이 반도체에 집중된 탓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많았다. 이날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상승 종목은 253개인 반면 하락한 종목은 643개로 하락 종목이 두 배 이상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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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