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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인사이트]팀이 커지면 리더십도 달라져야 한다

입력 | 2025-12-25 23:06:00


불확실한 경기에서 기업은 빠른 의사결정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요구받는다. 해법으로 많은 조직이 중간관리층을 줄이고 조직을 수평화했다. 2023∼2024년 메타, 구글, 아마존 등이 대규모 구조조정과 역할 통합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팀을 축소하고 관리 범위는 확대했다. 그 결과 조직도는 단순해졌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팀은 커졌고, 관리 범위는 넓어졌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리더에게 쏠린다. 슬랙 메시지가 끊임없이 울리고, 일대일 미팅이 늘어난다. 사소한 판단부터 긴급한 결정까지 모든 일이 리더의 책상으로 몰린다.

우리는 이런 상태를 ‘리더십 눈사태(leadership avalanche)’라고 부른다. 명확한 전략 없이 통제 범위만 넓히면 부담 또한 커진다. 문제는 리더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리더십 방식이 더 이상 현재 규모와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리더들이 위기에 대처하고 대규모 조직을 이끌 수 있도록 돕는 다섯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팀 규모가 갑자기 커졌다면 가장 먼저 ‘함께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소규모 조직에서 효과적이던 상시 개입, 잦은 일대일 면담, 모든 의사결정 관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리더가 모든 질문에 즉각 답하고 모든 프로젝트를 직접 챙길수록 피로도만 높아진다.

기대치를 재설정해야 한다. 무엇을 계속할지, 무엇을 내려놓을지를 명확히 구분한다. 실제 한 리더는 30명 규모로 구성된 합병 조직을 맡은 후 ‘팀 재설정 워크숍’을 열어 성과에 도움이 되는 요소와 방해 요소를 함께 정리했다. 몇 가지 핵심 규범도 만들었다. 긍정적 의도를 전제로 소통할 것, 위험 신호는 조기에 공유할 것, 불필요한 회의는 줄일 것 등이었다. 규칙은 모두가 공유했고, 분기마다 점검했다. 그 자체로 권한과 책임이 팀에 분산됐다.

둘째, 리더의 시간이 부족할수록 선택은 더 엄격해져야 한다.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 다 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핵심은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위임하며, 무엇을 포기할지 분명히 하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팀 전체가 같은 기준으로 업무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한 테크 기업 임원은 구조조정 이후 25명 규모 팀을 맡으며 매주 ‘5대 최우선 과제 메시지’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간결하고 강력한 메시지 업데이트로 잡음을 걸러내고 중요한 일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몇 달 만에 리더에게 직접 올라오는 업무가 30% 줄었다. 리더는 더 넓은 시야에서 조직을 이끌 수 있게 됐다.

셋째, 더 많이 위임해야 한다. “검토해서 권고안을 작성해 오면 내가 결정하겠다”가 아니라 “당신이 결정하고, 리스크가 있을 때만 공유하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위임은 책임 회피가 아니다. 영향력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넷째, 시스템을 간소화해야 한다. 조직이 커질수록 프로세스와 도구는 늘어난다. 한때 질서를 만들던 시스템은 어느 순간 속도를 늦추는 걸림돌이 된다. 중복된 보고, 불필요한 회의, 흩어진 의사소통은 에너지 누수를 일으킨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은 비효율적인 회의로 연간 최대 1억 달러를 낭비한다. 이 연구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회의의 30%는 생략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모든 변화에 대규모 혁신이 필요하지는 않다. 리더와 가장 가까운 시스템부터 정리하면 된다. 한 핀테크 기업 임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2주간의 ‘프로세스 감사’를 통해 의사소통 채널을 정리했다. 이메일, 메신저, 보고 자료로 흩어진 정보를 하나로 모았다. 그 결과 소음은 줄었고, 결정은 빨라졌다.

마지막으로 리더 자신의 에너지 관리가 중요하다. 리더가 지치면 팀도 흔들린다. 압박 속에서 리더가 보이는 태도는 조직의 기준점이 된다. 에너지 회복은 사치가 아니라 리더십의 일부다.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지속 불가능한 패턴을 조기에 인식해야 한다. 버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팀이 커졌다면, 리더십도 달라져야 한다. 더 많이 일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다르게 일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반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설계할 때, 리더십 눈사태는 멈춘다. 그리고 팀은 다시 안정된 기반을 찾게 된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팀은 커졌는데 리더는 여전히 나 혼자일 때’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제니 페르난데스 리더십 컨설턴트
캐서린 랜디스 경영 코치
정리=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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