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지역에 배치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포드’함에서 해안경비대 전술팀 요원들과 폭발물처리 기술자들이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이 카리브해로 특수작전 항공기, 병력, 장비 등을 대거 이동시키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 미국 함대전력사령부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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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지역으로 특수작전 항공기, 병력, 장비 등을 이동 배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3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지만 부정 선거, 반대파 탄압, 마약 밀매 등으로 비판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자진 퇴진을 강하게 압박하며 각종 제재, 군사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이 지상에서 특수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병력과 무기까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키자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 작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어떤 식으로든 정권 교체를 이뤄내려 한다는 의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차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이 필요하고, 지상 공격 등의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CV-22, C-17 등 특수부대 관련 자산 카리브해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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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22 오스프리 수송기가 22일 밤 미국 뉴멕시코주 캐넌 공군기지에서 카리브해 지역으로 비행했다. AP 교도통신/뉴시스
조지아주 포트스튜어트 기지,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의 포트캠벨 육군기지에서 출발한 C-17 화물 수송기 또한 같은 날 카리브해의 미국령 섬 푸에르토리코로 이동했다. 뉴욕타임스(NYT)는 C-17이 최근 베네수엘라 인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최소 16번 비행했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자는 WSJ에 “이들 항공기가 군 인력과 장비를 운송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병력을 수송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CV-22는 헬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특수작전용 항공기다. 특수부대 침투 등에 주로 쓰인다. 캐넌 기지에는 제27 특수작전대대가 있다. 포트캠벨 기지에는 미군의 정예 특수작전 부대인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와 제101 공수사단이, 포트스튜어트 인근 비행장엔 제75 레인저연대가 주둔해 있다.
C-17 화물 수송기가 22일 카리브해의 미국령 섬 푸에르토리코로 이동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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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러 반발―‘안전자산’ 금·은 고공행진
중국과 러시아는 이런 미국의 행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쑨레이(孫磊) 주유엔 중국대표단 부대표는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행동은 다른 국가의 주권, 안보,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도 “미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동조했다.
반면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미국은 마두로를 베네수엘라의 합법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마두로 정권이 원유 판매 수입을 범죄 및 테러조직 자금으로 쓰고 있는 만큼 미국의 제재와 군사 위협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카리브해 일대의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은 가격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3일 뉴욕상품거래소의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일 대비 0.8% 오른 온스(약 31.1g)당 4505.7달러로 마쳤다. 은 현물도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70달러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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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