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미국 경제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4.3%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소비가 크게 늘면서 2년 만에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깜짝 성장’을 관세 정책의 결과로 돌렸다.
23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3%(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2%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23년 3분기(4.7%)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상무부는 개인소비와 수출, 정부지출 증가가 3분기 GDP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발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방금 발표된 위대한 미국 경제 수치는 관세 덕분”이라며 관세 효과를 주장했다. 또 “미국 경제 수치는 오직 더 좋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없으며, 국가 안보는 훌륭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법원을 위해 기도하자”라고 적었다. 상호관세 등의 위법성을 다투는 대법원의 관세 판결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리면 이후 경제가 악화될 경우 책임은 대법원에 있다며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대법원 판결은 빠르면 올해 안에도 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이번 속보치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10월 1일~11월 12일)으로 데이터 공백이 발생해 통계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0월 한 달 동안 미국 노동부와 인구조사국은 거의 모든 데이터 수집 활동을 중단했다. 3분기 GDP 확정치는 다음 달 22일 발표된다.
한편 미국이 3분기 중 강한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날 뉴욕증시도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73포인트(0.16%) 오른 48,442.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1.30포인트(0.46%) 오른 6,909.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33.02포인트(0.57%) 오른 23,561.84에 각각 마감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날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38번째로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