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내달 ‘종합 쇄신안’ 발표 예정 보수 재정립-외연 확장 구상 담길 듯 ‘파격적 인사 영입 준비’ 지시도 내려 당심 70% 지방선거 경선룰 등 논란 한동훈 “민주당 아닌 나와 싸우나”
장 대표는 당초 연말까지 ‘경청 행보’를 이어 나간 뒤 변화 메시지를 내려 했지만 최근 당 안팎에서 터져 나온 노선 변화, 외연 확장 요구에 따라 계획보다 이른 시점에 메시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친한(친한동훈)계와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인 데다 당내에선 “구체적 변화가 아닌 선언적 구호에 멈춘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는 등 실제 변화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21일 “당내에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과 싸우는 저와 싸워서 정치적 탈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며 사실상 장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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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이르면 올해 말·내년 초, 늦어도 내년 1월 중순 전에 당 종합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내년 지선 승리 전략, 보수가치 재정립을 포함한 당 쇄신 방향, 외연 확장 구상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정지 작업으로 장 대표는 당 원로 그룹과 외부 전문가들을 만나 조언을 구할 계획이다. 최근 당내 의원들과의 소통에 이어 외부 그룹으로 접촉면을 늘리려는 것. 당 원로뿐만 아니라 부동산, 거시경제 분야, 기후노동, 에너지 등 분야별 전문가들을 특보단으로 임명하고 민생 이슈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대비해 파격적인 인사 영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최대 갈등 요소인 한 전 대표를 겨냥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당무감사위 논의는 당분간 보류하는 기류인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열리는 회의에서 당협위원회 당무감사 안건을 논의하고, 당원게시판 논란은 공식 회의 안건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 다만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와 당무감사위의 소통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개혁신당 ‘통일교 특검법’ 합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하며 ‘통일교 특검법’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양당은 대법원과 법원행정처가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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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년 1월 16일 윤 전 대통령의 첫 1심 선고(체포 방해 혐의 등)도 비상계엄 사태의 본류인 내란 혐의 판결은 아니지만 장 대표 체제의 변화 의지를 확인할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소장파 의원은 “12월 3일 계엄 1년 사과 타이밍을 놓쳤으니, 1심 선고가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고 했다.
● 지지층 결집 나선 韓 “당권 이용한 노골적 공격 처음”
이런 가운데 한 전 대표는 장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리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같은 진영과 당내 공격은 늘 있고 허용할 수 있지만, 이렇게 당직을 걸고 당의 권한을 이용해 당내 인사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건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당무감사위가 당원게시판 조사와 함께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중징계를 권고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15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린 이날 행사에는 김예지 배현진 안상훈 유용원 정성국 진종오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도 찾아 한 전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라며 “저는 모든 용기 있는 사람과 함께 가겠다”고도 했다. ‘해당(害黨) 행위’로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받은 김 전 최고위원도 “장 대표가 앞으로 달라지겠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할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 해산까지 요구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그냥 놔두진 않겠죠”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