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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방은 일부 마가 인사의 일시적 의견 대립을 넘어 트럼프 지지층의 깊은 분열과 반목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구심점 역할을 할 때는 봉합됐던 갈등이 최근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둘러싼 마가 내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2028년 대선을 앞두고 ‘포스트 트럼프’ 자리를 둘러싼 권력투쟁 양상까지 나타나 앞으로 마가의 분열이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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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 진영 행사인 ‘아메리카페스트 2025’의 첫날인 18일 셔피로와 칼슨은 내내 설전을 벌였다.
‘데일리와이어’의 설립자 벤 셔피로. AP뉴시스
셔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다소 비판적인 배넌 전 수석전략가에게도 “논리도 없이 (이스라엘이라면) 일단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커크의 암살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주장한 오언스의 발언에는 “근거 없는 쓰레기”라고 쏘아붙였다.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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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두 사람의 갈등을 두고 ‘미국 우선주의’와 ‘마가 운동’에 깊은 분열이 나타났다고진단했다. 마가 운동이 특정 정치 이념을 추종한다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렬한 개성에 힘입은 바가 크기에 더 큰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3선을 금지한 헌법 때문에 2028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마가 진영 내 차기 지도자 싸움도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많다.
● 트럼프 없는 엡스타인 파일 ‘선별 공개 논란’
이런 상황에서 19일부터 미 법무부가 공개를 시작한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정재계 주요 인사의 유착 의혹에 관한 수사 자료 또한 미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날 1차로 공개된 자료 1만3000여 건 중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반면 법무부는 야당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젊은 여성과 수영하는 모습,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다른 여성과 친밀하게 앉은 모습 등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법무부가 선별적으로 자료를 공개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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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재집권하면 엡스타인 파일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마가 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한 때 ‘여자 트럼프’로 불렸던 집권 공화당의 마저리 테일러그린 하원의원 또한 자료 공개를 요구하다 대통령과 결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