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돌파 8개월 만에 최고 美주식 투자 규모 점차 둔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1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거래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5.12.17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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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1500원대를 위협하자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매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6~12일 국내 투자자들이 결제한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2억2828만 달러(약 3734억원)로 1주 전보다 77%나 급감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순매수한 금액 약 19억 달러(약 2조8082억원)로 일평균 순매수액은 약 1억4000만 달러(2069억원)로 10~11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주간 매수 금액도 11월 24~28일 62억 달러(약 9조1630억원), 12월 1~5일에는 57억 달러(8조4240억원) 대로 점차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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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부담과 함께 환차손 우려가 커지면서 수익 대비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한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달러 원화 약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부가 전방위적 대응을 하고 있지만 지난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보다 2.8원 내린 1475.5원으로 출발했다. 지난 17일에는 장중 1482.3원까지 치솟아 지난 4월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상승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부각되며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650억 달러 한도 외환 스와프 계약을 내년 말까지 연장키로 했지만 별 효과 없이 환율은 되레 올랐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물가설명회에서 최근 고환율 상황에 대해 금융위기는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고물가와 성장 양극화를 초래하는 만큼 또 다른 위기라고 우려했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자 대통령실도 전날 국내 7대 대기업 관계자를 긴급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 투자자들 대상 마케팅 활동을 중단키로 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보다는 하락 여력이 크다. 이미 환율이 매크로 펀더멘털로 추정하는 적정 환율(130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을 큰 폭으로 웃돌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하락 시점과 폭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면서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발표, 12월 고용보고서 등 특정 이벤트 보다는 근본적 외환시장의 수급 쏠림과 원화 약세에 대한 심리가 진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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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