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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다고 피한 ‘고지방’ 치즈의 반전 …“치매 위험 낮춰”

입력 | 2025-12-18 09:39:00

고지방 치즈와 고지방 크림을 많이 먹으면,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고지방 치즈와 고지방 크림을 많이 섭취하면, 장기적으로 치매 발병 위험 감소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고지방 치즈와 고지방 크림이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며, 연관성만을 보여준다.

고지방 치즈는 지방 함량이 20% 이상인 치즈로 체더·브리·고다 치즈 등이 해당한다. 고지방 크림은 대개 지방 함량이 30~40%이며 휘핑·더블·클로티드 크림 등이 포함된다. 매장에서는 흔히 전지방(full-fat) 제품으로 표시된다.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의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제품 중 고지방 치즈·크림 만이 인지 기능 보호 효과가 있었다. 저지방 치즈·크림, 우유, 버터, 요구르트 등 다른 유제품은 치매 위험 감소와 무관했다.

연구를 주도한 스웨덴 룬드대학교의 영양역학자 에밀리 소네스테트(Emily Sonestedt) 조교수는 “수십 년 동안 고지방 식단과 저지방 식단을 둘러싼 논쟁은 건강 지침에 큰 영향을 미쳐왔고, 때로는 치즈를 제한해야 할 건강하지 않은 식품으로 분류하기도 했다”며 “이번 연구는 일부 고지방 유제품이 오히려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며, 지방과 뇌 건강에 대한 오랜 통념에 도전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연구 시작 시 평균 나이 58세인 스웨덴 성인 2만 7670명을 평균 25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1주일간의 식사 기록을 작성했고, 지난 몇 년간 특정 식품을 얼마나 자주 섭취했는지에 대한 설문에 응답했다. 또한 음식 조리 방식에 관해서도 연구진과 대화했다.

연구 기간 내 총 3208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연구진은 하루 고지방 치즈 50g 이상 섭취한 사람들과 15g 미만 섭취한 사람들을 비교했다. 

고지방 치즈를 많이 섭취한 그룹에서는 10%가 치매에 걸렸다. 반면 적게 섭취한 쪽에서는 13%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나이, 성별, 교육 수준, 전체 식단의 품질을 보정한 뒤 분석한 결과, 고지방 치즈를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적게 먹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13% 낮았다. 특히 혈관성 치매는 29%까지 위험이 감소했다.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었지만, 이 병의 유전적 위험 요인인 APOE e4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만 이러한 효과가 관찰됐다. 다시 말해 APOE ε4 유전자 변이를 최소 1개 보유한 사람(전체 인구의 15~20%)은 어떤 종류의 유제품을 섭취하든 이점을 얻지 못했다.

연구진은 또한 하루 고지방 크림을 20g 이상 섭취한 사람들과 전혀 먹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했다. 20g은 헤비 휘핑크림 약 1.4큰술에 해당한다. 이는 권장 섭취량(1~2큰술) 범위에 포함되는 양이다. 헤비 휘핑크림은 생크림보다 지방 함량을 높인 제품이다.

비슷한 보정을 거친 뒤 분석한 결과, 고지방 크림을 매일 섭취한 사람들은 섭취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 위험이 16% 낮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고지방 치즈와 고지방 크림을 많이 먹으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찰연구의 한계상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

또한 스웨덴인만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인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스웨덴에서는 대개 치즈를 가열하지 않고 섭취한다. 하지만 다른 식 문화권에서는 치즈를 가열해 먹는 경우가 많다.

한편, 지난 11월 65세 이상 일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치즈를 매주 한 번 이상 먹으면 치매 위험이 최대 24%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oi.org/10.1212/WNL.0000000000214343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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