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법원행정처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2.11 뉴스1
11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와 법률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사법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드라이브’는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진보계 인사를 비롯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들도 사법개혁 신중론을 펼쳤다. 위헌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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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 : 방향과 과제 3일차 종합토론 ‘대한민국 사법부가 나아갈 길’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황인성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총괄심의관,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박은정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선수 사법연수원 석좌교수, 심석태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교수, 조재연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차병직 법률신문 편집인. 2025.12.11. 20 서울=뉴시스
박은정 전 국민권익위원장 역시 “정치적 갈등이 고조된 시기에 사법부가 사법 체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사법개혁인지 사법통제인지 헷갈리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법부와 행정부가 사법부 위에 있을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민주당이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법률신문 편집인 차병직 변호사는 “법안의 수정 보완이 문제가 아니라 설치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고, 박 전 위원장도 “민주당의 안은 구체적 시행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 현 재판부에 대한 압박과 경고성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사건 배당에 외부 인사가 관여하거나 정치권의 입김이 들어오는 특정 판사가 사건을 담당한다면 재판 당사자가 승복할 수 있겠나. 내란 재판이 아무리 중요해도 법 앞의 평등, 정해진 절차에 의한 사법이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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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왜곡죄에 대해서도 토론자들은 “정치 형법이 하나 더 탄생하는 것”, “법의 성격상 조문이 모호할 수밖에 없어 역으로 법원의 재량을 키워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대법관 증원 규모엔 “12명 vs 8명 vs 4명” 이견
대법관을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는 참석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선수 전 대법관은 “대법관 12명 증원안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대법관 증원 시 이재명 대통령이 22명의 신임 대법관을 임명하게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는 대법관 증원에 따른 평균적인 수치다. 어떤 대통령은 30여 명, 어떤 대통령은 10여 명의 대법관을 임명하면 심각한 불균형으로 오히려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문 전 권한대행은 대법관 8명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상고심사부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관 증원 시기는 총선 후로 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조 전 대법관은 “단기간 대규모 증원은 전원합의체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소부 1개 규모인 4명을 늘려야 한다고 했고, 박 전 위원장은 “증원은 점진적이고 제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하급심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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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