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거론 하루만에 수사 지시 與 전재수-정진상-이종석 거론 금품지원-접촉 주장한 윤영호 법정선 정치인 실명 언급 안해… 野 “통일교 게이트 특검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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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0일 “특정 종교단체와 정치인 간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이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확산되자 엄정 수사를 지시한 것이다. 전날 통일교를 겨냥한 위법 종교단체 해산을 거론한 지 하루 만이다. 국민의힘과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이날 열린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통일교가 지원했다고 주장한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통일교와 정치인의 불법 연루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종교 단체 해산’ 언급에 대해 국민의힘이 ‘민주당 방어용’이라고 비판했다는 보고를 받고 이같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지시는 통일교의 정치권 연루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2022년 대선 전후 통일교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민주당 전현직 의원 등을 후원하거나 접촉했다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에 나서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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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2 뉴스1
윤 전 본부장이 접촉했다고 주장한 이 대통령의 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통일교 관계자를) 한 차례 만났지만 그 이후 어떤 접촉이나 교류도 없었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특정 정당만 접근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통일교 측 지원을 받은 민주당 정치인 명단을 폭로할 것이라고 했던 윤 전 본부장은 최후진술에서 구체적인 인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종교단체 해산 발언이 실제로 입틀막 효과를 낸 것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피할 수 없다”며 “‘통일교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진짜 특검’ 도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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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