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사흘만에 日 지지 입장 밝혀 中항모, 日인근서 ‘S자 포위 항해’ 러 폭격기도 2대 합류 무력시위
미국 국무부는 중국 전투기가 6일 공해상에서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 비춤)한 사건과 관련해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중일 갈등 국면에서 일본 정부가 미국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정부가 레이더 조준 사건에 대해 목소리를 낸 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단합돼 있다”며 “동맹국인 일본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흔들림이 없으며, 우리는 이 문제와 다른 문제들에 대해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뒤 중일 갈등이 군사적 긴장으로 확대된 가운데 중국 전투기의 일본 전투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 사건 뒤 미국 정부가 일본 지지 입장을 처음 밝힌 것이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자, 중국의 자제를 촉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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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의 레이더 조사를 둘러싼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측은 9일 사건 당일 양국 함정이 주고받은 무전 음성을 공개하며 “일본에 훈련 사실을 미리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방위상은 10일 취재진에게 “중국 측 연락을 받은 건 맞지만, 어떤 공역에서 훈련을 실시하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는 자위대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에서 “가능한 한 조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중일 갈등 속에서 보다 확실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