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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트렌드와 신선함으로 승부”…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고급마트 기준 제시

입력 | 2025-12-10 17:03:00

식품관 틀을 바꾼 ‘트웰브’… 패션 매거진 같은 F&B 공간
쉼과 경험을 결합한 공간… 100평 규모 광장과 자연 채광 중정
패션·주류·다이닝… 취향을 제안하는 지상 1층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신세계백화점이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을 열었다. 기존 SSG푸드마켓 청담점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통째로 재구성해 만든 1500평 규모 공간으로 식품·패션·리빙·다이닝을 한 곳에서 경험하는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공간’을 표방한다. 신세계가 말한 ‘머무르는 리테일’이 어떤 모습인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식품관 틀 바꾼 ‘트웰브’… 패션 매거진 같은 연출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지하 1층에 들어서면 이번 프로젝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신개념 식품관 ‘트웰브(TWELVE)’가 펼쳐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공간을 “패션 매장에서 식료품을 고르는 듯한 신개념 식품관이자 국내 첫 ‘패션 매거진 콘셉트’ F&B 쇼핑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진열 방식과 집기 등을 보면 여기에 식품 대신 액세서리나 의류를 올려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장을 보면 식재료가 패션 오브제처럼 연출돼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트웰브는 옷 매장에서 쓰는 진열 방식을 식품관에 처음으로 도입한 공간이다. 대표 상품을 별도로 하나씩 단독 진열하고, 색감과 질감이 눈에 바로 들어오게 배치했다. 예를 들어 레몬·당근을 하나만 떼어 쇼케이스에 놓아두고 주변 여백을 넓게 둬 제품 자체가 오브제처럼 보이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본 과일·야채 대부분이 패킹 없이 낱개로 진열돼 있었고 진열 방식 자체가 사진 한 장 한 장이 화보 컷처럼 연출돼 있었다.

트웰브는 집기도 패션 편집숍 수준으로 고급화했다. 목재 결을 살린 특수 마감에 메탈 소재를 섞었고 조명도 촬영 친화적으로 설계돼 있었다. 실제 방문객들이 장보기보다는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러 온 듯한 분위기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아고라·중정… 매장 한가운데 놓인 라운지
트웰브 입구에는 100석 규모 넓은 광장 ‘아고라(Agora)’가 가장 먼저 펼쳐진다. 공용 테이블과 여유 있는 좌석이 놓여 있어 도심 속 라운지처럼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구조다.

인접한 델리와 스무디바까지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먹고 쉬고 쇼핑하는 흐름이 한 번에 이어지도록 설계된 점도 체감됐다.

식품관에서는 보기 드문 중정(썬큰 가든)도 마련돼 있다. 자연 채광이 매장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오는 구조라 내부 분위기가 밝았고 사계절 변화가 실내에서도 느껴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중정 주변에는 원형 테이블과 좌석이 배치돼 있어 고객들이 오래 머물며 휴식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기존에는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던 동선을 양방향으로 바꿨다는 점도 확연히 눈에 띈다. 매장 어느 지점에서든 돌아 나가거나 다른 코너로 바로 연결되는 구조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내부.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건강 음료에서 글로벌 델리까지… 폭넓어진 웰니스 선택지
신세계는 이번 하우스오브청담점에서 새 식품관 브랜드 ‘트웰브’를 처음 적용했다. 기존 장보기 중심 식품관과 달리 패션 매거진을 보는 듯한 진열 방식과 웰니스 중심 큐레이션을 결합한 형태다. 청담 상권 30~40대 거주민과 주변 직장인 소비 패턴을 반영해 건강·영양·프리미엄 식재료 비중을 크게 넓힌 점이 특징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트웰브 원더바(TWELVE WONDER BAR)다. 인삼·마카·헴프시드·케일 등 영양 재료를 즉석에서 갈아 만든 스무디·착즙 주스 약 40종을 판매한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델리 코너.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델리 섹션은 한식 델리 ‘발효:곳간’과 글로벌 메뉴를 재해석한 ‘트웰브 키친’으로 나뉜다. 샐러드, 라이스볼, 그릴 메뉴까지 선택 폭이 넓고, 고객이 항목을 조합해 900여 가지 플레이트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이라 선택의 재미가 있다.

팬트리(Pantry)에는 6000여 종 웰니스 상품이 들어와 있었다. ‘뿌리와의 여정’이나 ‘균형과 순환’처럼 트웰브가 내세운 12가지 기준이 곳곳에 적혀 있어 큐레이션 기준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프리미엄 수입 식품도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영국 프리미엄 스낵 브랜드 ‘미스터 프리드’, 고단백·저혈당 맞춤 시리얼 브랜드 ‘홀리(HOLI)’ 등이 국내 첫 런칭 브랜드로 단독 입점했고 냉장·냉동 코너에서는 트웰브 PB상품 40여 종도 따로 확인할 수 있었다. 웰니스칩, 오가닉 우유·요거트, 비멸균 원유를 쓴 트웰브 버터 등 건강지향 라인업이 대부분이다.

프레시푸드 코너에서는 강진 여물한우, 신세계 암소 한우, 제주 해녀 채취 뿔소라·보말, 여수 돌산 갓 등 전국 산지 상품이 한자리에 모였고, 드라이에이징 전용 장비를 활용한 숙성 시스템도 운영 중이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청담 고객 취향 노린 1층… 패션부터 주류·오마카세까지
지상 1층은 패션·주류·다이닝을 한 흐름으로 묶어 ‘취향을 큐레이션하는 층’으로 꾸렸다.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 여성복 자아, 모던 캐주얼 일식 호무랑, 일곱 좌석 프라이빗 레스토랑 모노로그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이 중 가장 큰 변화를 체감한 곳은 신세계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화이트 리쿼 전문매장 ‘클리어(CLEAR)’였다. 

매장에 실제로 들어서면 클리어라는 이름이 바로 이해될 만큼 바닥·선반·라벨 색감까지 밝은 화이트 톤으로 통일돼 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주류 매장 클리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클리어에에서는 화이트와인·샴페인·사케 등 밝은 색 주류만 판매한다. 20평 공간에 총 1200병이 구비돼 있다고 한다. 엄선된 프리미엄 사케만 150종을 갖췄고 일본 3대 사케로 알려진 ‘지콘’도 판매하고 있다. 일부 화이트 와인은 1100만 원대 빈티지 라인업도 포함돼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화이트 리쿼만을 모아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한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처음 시도하는 실험적 매장”이라며 “국내 고객에게도 새로운 주류 문화를 제안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클리어 안쪽 작은 문을 지나면 히든 다이닝 ‘라이브바(LIVE BAR)’가 이어진다. 8명이 둘러앉는 U자형 테이블에서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즉석 조리가 진행되는 방식으로 손님은 조리 과정 전체를 마치 공연처럼 마주하게 된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내 다이닝 라이브바.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내 다이닝 라이브바.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공간 연출도 극장에 가깝다. 공간을 분리한 커튼, 붉은 벨벳소재 의자와 스폿 조명 등이 조리 과정을 하나의 무대처럼 보여준다. 

가격은 1인 35만 원이며, 12월 가오픈과 내년 1월 정식 오픈 일정까지 예약이 이미 마감됐다. 한시적으로 라이브바에서 80만 원 이상 식사를 한 고객에게는 클리어에서 구매한 주류를 반입할 수 있는 콜키지 티켓이 제공된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담당 상무는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신세계가 생각하는 삶·취향·일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리테일 공간”이라면서 “고객이 이곳에서 더 편안하고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서비스를 계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이번 청담점은 신세계가 선보이는 세 번째 하우스오브신세계다. 첫 번째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었고, 두 번째는 본점 신관에 둔 ‘헤리티지’ 공간이다. 두 매장은 각각 지역 상권과 건물 성격을 반영한 공간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강남점은 백화점 내부에서 새로운 소비 흐름을 제안하는 실험적 공간으로 자리잡았고, 헤리티지는 오래된 도심 상권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방식이 특징이었다.

청담점은 이 두 지점을 잇는 새로운 축이다. 처음으로 백화점 본관과 분리된 독립 공간이면서 청담이라는 상권 자체 라이프스타일을 전면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이전 모델들과 또 다른 결을 만든다. 단순히 매장을 확장한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맞는 ‘신세계식 공간 디자인’을 구축해 나간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신세계 내부에서는 이번 청담점이 앞으로 신세계가 추구할 라이프스타일 리테일 방향성을 테스트하는 공간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패션 매거진 같은 식품관, 화이트 리쿼 전문매장, 극장형 다이닝까지 기존 백화점 문법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구성들이 한 곳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방문객 소비 동선을 ‘머무름·경험·선택’ 중심으로 재구성한 이번 실험은 앞으로 신세계가 점포 확장이나 도심형 리테일 개발을 추진할 때 하나의 참고 모델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베톤 매장. 줄서지 않고 소금빵을 구매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주류 매장 클리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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