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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WB 인수전 가세… 트럼프 사위도 참전

입력 | 2025-12-10 03:00:00

넷플릭스와 인수 계약 3일만에
파라마운트, 적대적 M&A 선언
현금 160조원으로 뒤집기 시도
트럼프 사위 투자, 이해충돌 논란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발표가 독점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8일(현지 시간) 미디어 기업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했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와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특히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부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데다,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파라마운트 인수전에 투자자로 가세하면서 이해 충돌 논란도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독점 심사와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M&A를 모두 넘어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 파라마운트, 약 160조 원 동원해 ‘판 뒤집기’ 시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이날 워너브러더스에 부채 포함 1080억 달러(약 158조6000억 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제안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부문(HBO맥스) 인수 대가로 제시한 830억 달러(약 122조 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파라마운트는 주당 30달러 전액 현금 조건으로, 넷플릭스의 주당 27.75달러(현금 및 주식 혼합)보다 좋은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파라마운트는 CNN, TBS, 디스커버리 등 워너브러더스의 케이블 채널까지 인수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파라마운트의 일곱 번째 인수 시도다. 엘리슨 CEO는 올 9월 데이비드 재슬러브 워너브러더스 CEO의 집을 찾아가 주당 19달러의 인수가를 처음 제안했다. 이후 여러 차례 금액을 올렸지만 결국 넷플릭스에 밀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너브러더스는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과 TV 사업 분리 계획을 이미 세운 상태였다”고 전했다.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배트맨’ 등 인기 영화 시리즈의 지식재산권(IP)과 케이블 채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 등을 보유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약 3억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의 IP 등을 가져가 향후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라마운트는 충분한 자금력으로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엘리슨 가문 등이 407억 달러(약 60조 원)를 동원하고, 쿠슈너와 중동 국부펀드들이 세운 투자사(어피니티 파트너스)도 끌어들였다.

● 대통령 사위의 인수전 참여, ‘이해 충돌’ 우려 키워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거라고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을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와 HBO맥스를 합치면 미국 구독형 스트리밍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게 돼 미 법무부 지침상 불법이 될 수 있어서다. 이에 넷플릭스는 유튜브 등 무료 동영상 플랫폼도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직 대통령의 사위가 인수전에 참여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반독점 심사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투자자문사 밸류에지 어드바이저스의 넬 미노 회장은 “경영대학원에서 이해충돌 사례를 가르친다면 이건 교과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취재진에게 “인수 결정에 내가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날엔 “워너브러더스 거래와 관련해 쿠슈너와 별도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고 넷플릭스도, 파라마운트도 내 친구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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