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인수 계약 3일만에 파라마운트, 적대적 M&A 선언 현금 160조원으로 뒤집기 시도 트럼프 사위 투자, 이해충돌 논란
특히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부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데다,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파라마운트 인수전에 투자자로 가세하면서 이해 충돌 논란도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독점 심사와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M&A를 모두 넘어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 파라마운트, 약 160조 원 동원해 ‘판 뒤집기’ 시도
광고 로드중
이는 파라마운트의 일곱 번째 인수 시도다. 엘리슨 CEO는 올 9월 데이비드 재슬러브 워너브러더스 CEO의 집을 찾아가 주당 19달러의 인수가를 처음 제안했다. 이후 여러 차례 금액을 올렸지만 결국 넷플릭스에 밀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너브러더스는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과 TV 사업 분리 계획을 이미 세운 상태였다”고 전했다.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배트맨’ 등 인기 영화 시리즈의 지식재산권(IP)과 케이블 채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 등을 보유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약 3억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의 IP 등을 가져가 향후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라마운트는 충분한 자금력으로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엘리슨 가문 등이 407억 달러(약 60조 원)를 동원하고, 쿠슈너와 중동 국부펀드들이 세운 투자사(어피니티 파트너스)도 끌어들였다.
● 대통령 사위의 인수전 참여, ‘이해 충돌’ 우려 키워
광고 로드중
현직 대통령의 사위가 인수전에 참여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반독점 심사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투자자문사 밸류에지 어드바이저스의 넬 미노 회장은 “경영대학원에서 이해충돌 사례를 가르친다면 이건 교과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취재진에게 “인수 결정에 내가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날엔 “워너브러더스 거래와 관련해 쿠슈너와 별도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고 넷플릭스도, 파라마운트도 내 친구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