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아닌 ‘노출’ 사안 축소하더니 사과문까지 마케팅 끼워넣어 비판 소비자들 “사태 중대성 인지 못해” 탈팡 본격화… 11번가 -네이버 늘어
쿠팡 사과문을 카카오톡에 공유하자 ‘쿠팡이 추천하는 Coupang 관련 혜택과 특가’ 문구와 미리보기 창이 뜨고 있다. 카카오톡 캡처
이날 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5일 기준 쿠팡의 일일활성이용자(DAU) 수는 1617만7757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 역대 최대치인 1798만8845명을 찍은 뒤 2일부터는 감소세가 이어져 4일 만에 181만 명이 줄어들었다.
쿠팡 이용자 수는 쿠팡이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지난달 29일(1625만1968명)부터 사흘간 증가 추세였다가 이달 들어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29일보다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은 1주일 만에 처음이다.
광고 로드중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모습. 2025.12.3 뉴스1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쿠팡의 대응을 지켜보던 소비자들이 쿠팡에 실망하면서 본격적으로 탈팡 움직임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유출 피해가 알려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용자 수가 늘어난 이유는 비밀번호를 확인하고 이용을 중단하기 위해 쿠팡 앱과 웹에 접속한 소비자들이 일시 급증한 ‘단기 접속’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달 들어 나타난 이용자 감소는 이 같은 점검성 이용이 끝나고 실제 쿠팡을 떠나는 이용자가 본격 발생하기 시작한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탈팡’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경쟁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소폭 반사이익을 얻는 모습이다. 쿠팡 사태가 불거진 지난달 29일 지마켓 이용자 수는 136만6073명이었지만 다음 날 161만6489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이달 3일 170만7456명으로 최근 3주 새 최고치였다. 11번가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도 이달 들어 일시적으로 이용자 수가 늘어났다.
앞서 쿠팡은 첫 번째 사과문을 띄우면서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사안을 축소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날 오전엔 쿠팡의 유출 사고 사과문을 외부로 공유하면서 사과문이 아닌 ‘쿠팡이 추천하는 Coupang 관련 혜택과 특가’라는 ‘링크 미리보기’가 노출돼 논란을 일으켰다. 소비자들은 쿠팡이 사과문에까지 마케팅 기능을 그대로 설정한 채 게시한 것을 두고 사태의 중대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34)는 “배송이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계속 써왔는데 우리 집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새나갔다니 말이 안 된다”며 “사과문까지 장난처럼 보이는 걸 보고 쿠팡을 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사태 축소와 시간 끌기식 대응을 중단하고 즉각적이고 근본적인 해결 조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소협은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를 찾아 김범석 의장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해결 방안 발표, 개인정보 유출 사실관계의 전면 공개, 모든 기기에서 ‘1단계 회원 탈퇴’가 즉시 가능하도록 개선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쿠팡에 전달했다.
광고 로드중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