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전국 첫 통합돌봄 서비스 적용 충남 청양 고령자 아파트 ‘자택서 생애 마무리’ 발전시킨 복지 선진국들 “의사-간호사 등 역할 재정립하고 비대면 진료로 의료공백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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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고령화에 대비해 노년기를 ‘살던 곳에서 나답게’ 보내는 다양한 주거·돌봄 지원제도를 발전시켜 왔다. 병원이나 요양 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사회 내에서 충분한 통합돌봄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네덜란드는 재택 돌봄부터 고령자 아파트까지 다양한 통합돌봄 모델을 구축한 나라로 꼽힌다. 2007년부터 6∼12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간호사 팀이 지역 노인을 방문 간호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의사 중심 돌봄보다 낮은 비용으로 건강 관리와 정서적 안정까지 지원하는 것이 장점이다. 2008년엔 세계 최초로 치매 환자를 위한 ‘호헤베익 마을’을 암스테르담 인근에 만들어 화제가 됐다. 이후 미국, 프랑스, 일본 등에도 치매 마을이 확산됐다.
호주 노인 통합돌봄 시스템의 가장 큰 강점은 지원 대상의 건강 상태에 따른 세분된 지원이다. 청소와 식사 지원 등 가벼운 도움이 필요한 1단계부터 치매 등 중증 관리가 필요한 4단계까지 나눠 집에서도 꼭 필요한 돌봄을 받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노년층의 시설 입소율을 크게 낮췄다. 노인 시설 입소 평균 연령은 약 85세로, 가정 내 돌봄 시스템이 입소 시기를 3∼5년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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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마을형 커뮤니티도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 보스턴의 ‘비컨힐 마을’이 대표적이다. 노후를 정든 집에서 보낸다는 취지로 지역 노인들이 비영리 단체 ‘비컨힐 빌리지’를 2002년 설립했다. 주민과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병원 동행, 집수리, 가사 등을 돕는다. 비컨힐 모델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해 300개 이상의 유사한 마을이 만들어졌다.
김창오 한국재택의료협회 부회장은 “지역별 의료 격차가 큰 한국에서 통합돌봄이 작동하려면 의사와 간호사, 요양보호사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비대면 진료를 활용해 의료 취약지 공백을 최소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