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의대 증원’ 감사 결과 공개 尹 “어차피 반발 있어” 일괄 증원 고집 복지부, 의사 부족 추계 뒤늦게 짜맞춰
1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대기중인 환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2024.4.1 뉴스1
광고 로드중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공백으로 이어진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일괄 증원 결정은 윤 전 대통령이 보건복지부의 단계적 증원 보고를 세 차례 거부하며 “더 증원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임기 내 2000명 일괄 증원을 고수하면서 복지부는 의대 증원의 근거가 된 ‘의사 부족 추계치’도 뒤늦게 짜맞춘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27일 공개한 ‘의대 정원 증원 추진 과정’ 감사 결과에 따르면 조규홍 전 복지부 장관은 2023년 6월 윤 전 대통령에게 2025∼2030년 연 500명씩 늘리는 안을 1차 보고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1000명 이상은 늘려야 한다”며 반려했다. 복지부는 같은 해 10월 2025∼2027년 매년 1000명씩 늘리고 2028년 2000명을 증원하는 방안을 다시 보고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충분히 더 증원하라”며 재차 돌려보냈다.
이후 복지부는 인구 변화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민간 보고서 3건의 연구를 종합해 2035년까지 부족한 의사 수를 약 1만 명으로 추산해 대통령비서실에 공유했고, 이관섭 당시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를 5년으로 나눠 매년 2000명씩 증원하는 방안을 처음 제시했다. 그럼에도 의정 갈등을 우려한 복지부가 2023년 12월 윤 전 대통령에게 900명으로 시작하는 단계적 증원안과 2000명 일괄 증원안을 함께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은 “어차피 반발은 있을 것”이라며 일괄 증원안을 고집했다. 결국 복지부는 2024년 2월 2000명 일괄 증원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광고 로드중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