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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젠 ‘빅 픽처’에 시선”… 美中, 무역-안보 빅딜 가능성

입력 | 2025-11-26 03:00:00

[‘대만 리스크’ 개입 나선 트럼프]
지난달 부산 무역 휴전후 첫 통화… 당분간 美中관계 안정적 국면 시사
美 반도체-中 희토류 규제 해제 주목… 우크라전 종전 새판짜기 나설수도




“이제 우리는 ‘큰 그림(big picture)’에 시선을 둘 수 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후 ‘큰 그림’을 강조하며 당분간 미중 관계가 안정적인 국면을 맞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30일 두 정상이 부산에서 만나 상대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유예하고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 등에 일정 부분 합의한 상황이 이어질 것임을 강조했다는 의미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두 정상이 지난달에는 갈등의 ‘임시 봉합’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안정적 봉합’에 주력하는 느낌”이라며 “미국과 중국 모두 경제 상황이 썩 좋지 않고 무역 갈등에 따른 타격도 커 갈등을 악화시키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또한 중국과의 무역전쟁 수위를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같은 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판매 허용을 검토 중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하며 부인하지 않았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를 해제한다면 중국 역시 화답하는 의미로 미국에 희토류 수출을 더 늘리고, 미국산 대두를 더 많이 수입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양국 정상의 회담 당시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를 일부 해제하고 미국산 대두의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두의 추가 수입, 희토류 규제의 추가 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양국이 안보와 경제 의제를 한 테이블에 올려 일종의 ‘빅딜(big deal)’을 도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에 협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협정이 조기에 타결돼 위기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은 당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적극 수입하며 경제 제재에 나선 미국과 대립해 왔는데, 종전에 기여할 뜻을 밝힌 것이다.

다만 대만, 인도태평양 패권 등 군사안보 의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가 워낙 크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통화 후 트루스소셜에 대만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양국의 갈등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또한 25일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두 정상 모두 국내 여론을 의식해 상대방에게 날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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