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경선에 당심 70% 반영’ 밀고가는 장동혁… 국힘 수도권-친한-소장파 공개 반발 확산

입력 | 2025-11-26 03:00:00

“중도층 공략 더 어려워져” 지적에도
지방선거기획단 “당심 70%룰 유지”



박정희 생가 찾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추모관에서 분향하고 있다. 구미=뉴시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지선기획단)이 25일 ‘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가 반영되는 지방선거 경선 룰을 ‘당원 70%, 여론조사 30%’로 바꾸는 방안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중도층 공략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음에도 당심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도 지선기획단에 힘을 싣고 나섰지만 당내에선 수도권·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선기획단 대변인인 조지연 의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초단체장들과의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7 대 3(당원 70%, 여론조사 30%) 비율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고 했다. 이어 “당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일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당내 일각에서 ‘지선기획단 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당심 비중을 높이는 방안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어떠한 개인을 두고 룰을 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보수 텃밭 경북 구미를 찾은 장 대표도 당심 비중 확대안에 힘을 실었다. 장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로서 당성(黨性·당에 대한 충성도)을 강조해 왔고 당원 권리를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런 차원에서 지선기획단이 제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체제가 무너지는데 제1야당으로서 입을 닫는다면 보수정당의 존재 의의가 없다”고 했다. 곧이어 장 대표는 구미에서 ‘민생회복과 법치수호 국민대회’를 열어 “아스팔트 세력이라 손가락질 당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 가는데도 한마디 못 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수도권과 소장파, 친한(친한동훈)계를 가리지 않고 현역 의원들의 공개 반발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수도권 최다선인 윤상현 의원(5선·인천 동-미추홀을)은 “정치의 방향키는 민심이다.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당원 투표 비율 상향은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초선·경기 포천-가평)도 “(여론조사) 100%로 가야 된다”며 “국민과 함께 국민의 선택을 받은 후보를 내는 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초선·부산 부산진갑)은 지도부를 향해 “이제는 합리적 보수, 중도를 바라봐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지선기획단이 개최한 연석회의에 참석한 최진봉 부산 중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처럼 ‘개딸당’이 될 것이 아니라 경선에서 민심 비율을 좀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심 확대안을 비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