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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김치의 놀라운 면역 강화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

입력 | 2025-11-25 10:54:00

발효 음식 김치가 몸의 방어 시스템 조절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치가 인체 면역세포 기능을 강화하고 면역체계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한국 연구자들이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건강한 면역 체계는 요즘 유행하는 독감이나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대응하는 신체 방어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을 통해 김치 섭취가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방어 기능을 강화하는 면역 조절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npj 식품과학(npj Science of Food)에 지난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김치의 면역 효과를 단일세포 수준에서 규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 김치 섭취가 대사 건강뿐 아니라 면역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12주간 진행한 이번 무작위·이중 맹검·위약 대조 임상시험에서 연구진은 13명의 과체중 성인을 세 그룹을 나눠 각각 위약(4명), 자연발효 김치 분말(5명), 종균발효 김치 분말(4명)을 섭취하도록 했다.

3개월 후 연구진은 말초혈액 단액세포(Peripheral Blood Mononuclear Cell·PBMC)를 채취하고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scRNA-seq)을 실시했다. 이 첨단 기술을 통해 기존 검사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세포별 미세한 면역 반응 변화를 추적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종류에 상관없이 김치 섭취 그룹에서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에서 ‘적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알리는 요원’ 역할을 하는 항원제시세포(Antigen-Presenting Cells·APCs)의 기능이 강화되어 외부 세균과 바이러스를 더 잘 인식해 신호를 전달했고,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조율하는 ‘지휘자’ 같은 면역세포인 CD4+ T세포가 방어세포와 조절세포로 균형 있게 분화했다.

다시 말해, 김치는 단순히 면역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방어 능력을 강화하면서, 불필요할 때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정밀 조절자’(Precision regulator) 역할을 한다는 뜻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김치의 발효 방식에 따라 면역 조절 효과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자연발효 김치와 종균발효 김치 모두 면역 균형 유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그 중 종균발효 김치에서 항원 인식능력 강화와 불필요한 과도신호 억제를 통한 면역 조절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향후 종균발효 기술을 활용해 김치의 기능을 체계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세계김치연구소 이우재 김치기능성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김치가 방어세포를 활성화하면서도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이중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며 “앞으로 김치·유산균의 면역 및 대사 건강 관련 연구를 국제적으로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향후 기능성 식품 개발, 백신 효과 개선, 면역 질환 예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38/s41538-025-00593-7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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