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 재판] 상부 지시로 체포명단 작성 시사 “尹에 무릎 꿇고 계엄 말려” 증언도 尹, 재판서 여인형 직접 신문 “체포자 인적사항 미리 확인안해”
24일 증인으로 나온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지난해 ‘삼청동 안가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 ‘계엄’을 언급해 “계엄은 불가능하다”며 무릎을 꿇고 만류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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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체포자) 명단이 있다고 하는데 체포든 수사든 하려면 인적 사항을 확인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반면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하다는 실태를 말씀드렸다”며 계엄 선포 책임이 윤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 尹-여인형 계엄 책임 떠넘기기 공방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재판에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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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시 무릎을 왜 꿇었냐는 특검의 질문에 “(윤 전 대통령에게)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하다는 실태를 말씀드렸다”며 “일개 사령관인데 무례한 발언을 했구나 하는 생각에 (무릎을 꿇었다)”라고 덧붙였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일 이 대통령, 우 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 14명 체포 지시를 하달하고,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홍 전 차장 등에게 위치 추적 등 관련 협조를 요청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 尹, 곽종근-홍장원과 직접 공방 벌이기도
7월 재구속 이후 재판에 나오지 않던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등 주요 증인이 출석하자 법정에 나와 이들과 직접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사에선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4일 공판에서 “당신(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대표하고 일부 정치인들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오라 그랬다.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과는 노골적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20일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체포조 명단과 관련해 여 전 사령관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듯한 신문을 이어가자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을 ‘피고인’이라고 부르면서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 관련) 간첩단 얘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그는 “이 대통령과 우 국회의장이 반국가단체는 아니잖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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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