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김홍기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협의회 회장·서울대 빅데이터 혁신융합대학사업단 단장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지금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AI·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국가 전략 산업이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이 이러한 인재를 제때 배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제기된다.
전통적 ‘대학 단위’ 인재 양성 체계만으로는 산업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등장한 모델이 바로 COSS다. COSS는 기존 대학 구조의 한계를 넘어 전국 대학의 교육 자원과 산업 수요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한국형 초광역·지능형 인재 양성 체계이다.
일각에서는 COSS를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와 동일 범주로 비교하려 한다. 두 체계는 설계 철학과 작동 목적 자체가 다르다. RISE의 ‘5극 초광역’은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해 권역별 산업·고용 생태계를 강화하는 행정적·지리적 초광역 모델이다. 다시 말해 RISE는 지역 산업을 재편하는 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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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S의 가장 큰 강점은 이러한 국가 단위 통합성이다. 현재 18개 컨소시엄, 67개 대학이 참여해 6500여 개의 교과목을 공유하고, 24만 명의 이수자를 배출했다. 대학 간 장벽을 넘는 초광역 교육 운영과 AI 기반 교육 인프라 공동 활용은 단일 대학 중심 체계로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P3BL 프로젝트형 교육, ELP 학습 플랫폼, XR 실습, Dry Room 시뮬레이션 등 고난도 교육 자원이 전국에서 공유되면서 지역과 대학의 격차를 넘어 동일한 품질의 첨단 교육을 제공하는 공공 학습 생태계가 구축되고있다. 이는 대학별 경쟁 중심 구조에서는 결코 구현될 수 없는 COSS만의 고유한 혁신이다.
이 비전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CO-Week Academy와 CO-SHOW이다. CO-Week Academy는 대학·전공·지역의 경계를 넘어 전국의 학생, 교수,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프로젝트와 실습을 수행하는 집중 교육 프로그램이다. 2026년에는 재외동포 자녀 500명을 초청해 한국의 첨단 교육과 산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등 글로벌 확장도 준비 중이다. 이는 특정 지역 단위 프로그램으로는 실현할 수 없는, 국가 단위 교육 생태계 설계 역량을 보여준다.
CO-SHOW는 전국 67개 대학의 교육·산학·기술 성과를 집약해 공개하는 ‘한국형 첨단 교육 박람회’다. 학생 프로젝트와 기업 연계 성과, AI 기반 수업 모델이 한 공간에서 공개되며 COSS 플랫폼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가장 직관적으로 입증한다. COSS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국가 전략 인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실증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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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의 역할은 이제 단순 강의 제공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과 미래 세대를 잇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 중심에 COSS가 있다. CO-Week Academy와 CO-SHOW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현실에서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근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제도 통합이 아니다. RISE와 COSS를 아우르는 국가 인재·지역혁신 메타 구조를 설계해 그 안에서 RISE는 지역 기반을, COSS는 국가 전략을 담당하는 병렬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이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AI 시대의 교육·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