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기 84개월→106개월로 ‘2029년 개항 문제 있었다’ 인정한 셈 부산시는 “신속 개항 시민 바람 외면” 현대건설 “불참”, 대우건설 “검토중”
광고 로드중
부산 가덕도신공항 조성 사업이 2035년 말 개항을 목표로 다시 추진된다. 당초 2029년 개항 목표에서 6년 늦춰진 것이다. 공사 기간은 기존 공고 대비 1년 10개월 늘어났다. 가덕도신공항 공사 일정이 조정된 것은 기존 계획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국토교통부가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21일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재추진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입찰지침서를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홈페이지에 공개한 후 늦어도 12월 말까지 입찰 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 가덕도 일대에 여의도 면적의 2.3배인 666만9000㎡ 규모로 조성된다. 전체 면적 중 약 59%는 바다를 매립해 짓는다. 공사 기간은 106개월(8년 10개월)로 정해졌다. 기존 84개월(7년) 대비 1년 10개월 연장됐다. 연약 지반을 흙으로 덮은 후 다지는 성토 작업 결과를 확인하는 기간이 1년 1개월로 가장 길었다. 국토부 측은 “공사용 도로 개설, 해상 공사 장비 제작 등에 드는 기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2024년 5월부터 입찰 공고를 진행했지만 4차례 유찰됐고 그해 10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5월 추가 공사기간 24개월(2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국토부가 이번에 공사 일정을 1년 10개월 연장한 것은 현대건설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셈이다. 이에 따라 무리하게 개항을 앞당기려다가 오히려 3년 이상을 허송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시는 국토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1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의 신속한 착공과 개항을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남은 행정절차라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착공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재입찰 공고에도 유찰이 유력해 사업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유력 후보군 중 하나인 대우건설은 여전히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은 입찰 조건이 변경됐지만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수립한 상황이다. 국가계약법상 단독 응찰은 유찰되며 통상적으로 최소 2회 이상 유찰돼야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광고 로드중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