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순방기간 강경행보 반복 당-원내 지도부 모두 불쾌감 잇단 논란에도 “활동 통제는 못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20/뉴스1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20일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에 대해 “원내지도부와 사전 논의는 없었고, 관련 논의도 아직 안 된 상태”라며 “원내지도부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고 한다. 법사위 차원에서 논의해서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내지도부 입장은 대통령 순방 기간에는 외교적 순방도 민생과 직결된 내용인 만큼 순방 내용이라든지 성과들에 대해 국민들께 소상히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돼야 한다는 기조”라고 덧붙였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나 개인 차원에서는 충분히 개진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법사위 사안에 대해 당 지도부가 소란스럽지 않게 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표현한 바 있는데 대통령 순방 중 그런 표현이 나온 점, 지도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에 법사위 의원들이 강경 행보를 반복한 것에 대해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법사위는 9월 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을 할 당시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 의결을 강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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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5.11.11. [서울=뉴시스]
다만 이 같은 법사위의 강경 일변도를 지도부가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원내 활동 방향에 대한 지침을 내릴 순 있지만 개별 의원, 각 상임위의 활동을 통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강성 지지층의 입맛과 요구에 따라 당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도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