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먼저 개봉한 ‘위키드: 포 굿’
영화 ‘위키드: 포 굿’은 지난해 ‘위키드’에 이은 속편으로, 엘파바(신시아 이리보)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의 우정 이야기를 그렸다.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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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최고 권력자 ‘마법사’(제프 골드블럼)가 숨겨온 진실을 알게 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와 엘파바(신시아 이리보).
엘파바는 마법사와 정면으로 맞서기로 결심하지만, 글린다는 끝내 마법사 편에 남는다.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두 사람에게 세상은 각기 다른 이름을 붙인다. ‘사악한 서쪽 마녀 엘파바’와 ‘착한 마녀 글린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위키드’는 이 대목에서 끝이 났다. 1년간의 인터미션 뒤 돌아온 속편 ‘위키드: 포 굿’은 글린다와 엘파바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하는 과정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19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 이번 작품은 동명의 뮤지컬 2막 부분을 영화화했다. 두 주인공의 선택이 어떻게 ‘선’과 ‘악’이라는 틀을 쓰게 되는지에 집중하며, 전편에서 던진 ‘편견에 맞서는 용기’라는 주제를 제대로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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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척점에 선 두 사람의 갈등은 피예로 왕자(조너선 베일리)를 둘러싼 삼각관계, 엘파바 동생의 죽음 등을 거치며 정점에 다다른다. 그러나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하면서도 끝내 서로를 이해한다. 클라이맥스에 흐르는 배경음악(OST) ‘포 굿(For Good)’은 두 사람의 애틋하면서도 애증스러웠던 관계를 잘 보여주는 곡. 여기에 원작 작곡가 스티븐 슈워츠가 영화를 위해 새롭게 작곡한 엘파바의 ‘노 플레이스 라이크 홈(No Place Like Home)’, 글린다의 ‘더 걸 인 더 버블(The Girl in the Bubble)’이 더해져 인물의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한다.
서사적 완결성은 살짝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두 주인공이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 다소 성급한 데다, 생략된 감정선이 많다. 이들과 대립하는 마법사와 마담 모리블(양쯔충·楊紫瓊)도 비교적 쉽게 몰락하면서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또 전편의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처럼 압도적인 ‘킬링 넘버’가 부재한 점도 아쉽다.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곡들이 중심을 이루며, 화려한 뮤지컬 장면을 기대했다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뮤지컬과 원작 팬층이 워낙 두꺼운 만큼 흥행 성과에 관심이 모인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위키드: 포 굿’은 개봉 첫날에만 10만8828명의 국내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다만 전편 ‘위키드’는 세계적으로 총 7억5885만 달러(약 1조1114억 원)를 벌어들였지만, 국내 관객은 약 224만 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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