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주요 非나토 동맹’ 지정” 군사 협력도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동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우디는 이날 미국에 1조 달러(약 1470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미국은 사우디에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를 판매하고 사우디를 주요 비(非)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워싱턴=AP 뉴시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주요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Major Non-NATO Ally·MNNA)’으로 지정하며 다양한 부문의 군사 지원 확대 뜻도 밝혔다. 2018년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경색된 양국 관계가 해빙을 넘어 밀착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트럼프, 사우디와의 군사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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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왕세자 또한 올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찾았을 때 약속했던 6000억 달러의 투자를 1조 달러로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F-35A. AP 뉴시스
F-35는 미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제작하는 최첨단 전투기로 스텔스, 첨단 정보 처리 기능 등을 갖췄다. 미국은 그간 중동의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이 이 지역의 잠재적 적대국보다 군사력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보장하는 ‘QME(Qualitative Military Edge·질적 우위)’ 정책을 유지했다. F-35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 국가에 판매하지 않았던 것도 QME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중동 정책에 대한 원칙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양국의 군사 협력 강화를 위해 사우디를 주요 비나토 동맹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비나토 동맹은 한국 일본 호주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쿠웨이트 등 19개국이다. 미국 국방부(전쟁부) 등과의 협력 수준이 높아지며 무기 구매 및 기술 이전도 용이해진다. 다만, 나토 같은 자동적인 ‘상호 방위 의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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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F-35와 F-16 전투기의 환영 비행을 바라보고 있다. 2025.11.19. [워싱턴=AP/뉴시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 기자가 관련 질문을 하자 “손님을 당황하게 한다. 그(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무것도 몰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 ‘엡스타인 파일’, 트럼프 서명만 하면 공개돼
한편 이날 미 하원은 427 대 1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조사 자료(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상원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빠르면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이뤄지면 엡스타인 파일은 공개된다.
월스트리트 출신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은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과 어울리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많은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단 혐의를 받았다. 성매매, 인신매매 혐의도 받았고, 2019년 8월 맨해튼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엡스타인 파일에는 그의 범죄 행위, 여행 기록, 면책 거래 내역, 법무부 내부 의사소통, 사망 경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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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