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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오스카 품은 톰 형 “영화는 일이 아닌 나 자신”

입력 | 2025-11-19 03:00:00

주연-작품상 등 후보만 4차례
데뷔 44년 만에 아카데미 공로상
참석자들 2분간 기립박수로 축하
“영화를 향한 열망으로 따라왔을 뿐”



16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16회 거버너스 어워즈에서 아카데미 공로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오른쪽)와 프로덕션 디자이너 윈 토머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영화를 만드는 건 제가 하는 일(what I do)이 아니라, 저 자신(who I am)입니다.”

미국 아카데미상에 4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63)가 아카데미 공로상을 받았다. 데뷔 44년 만에 생애 처음으로 품에 안은 오스카다.

17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크루즈는 전날 밤 미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레이 돌비 볼룸에서 열린 제16회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에서 이 상을 수상했다.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사회가 선정하는 아카데미 공로상은 영화계에서 평생 뛰어난 업적을 쌓은 인물에게 수여된다.

크루즈가 무대에 오르자 어워즈에 참석한 영화인들은 약 2분간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객석에 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도 환한 표정으로 기뻐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크루즈는 “영화는 저를 세계 곳곳에 데려다주고,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도록 도왔으며, 우리가 얼마나 많은 면에서 닮았는지 보여줬다”며 “우리가 어디에서 왔든, 영화관 안에서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느끼고 함께 희망을 품는다”고 했다.

“그게 바로 영화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영화에 대한 제 사랑은 아주 어린 시절 시작됐죠. 인간을 이해하고 캐릭터를 창조하고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갈증이 불타올랐습니다. 저는 그저 그 열망을 쭉 따라왔을 뿐이에요.”

액션 영화에서 거의 모든 스턴트 연기를 직접 하는 크루즈는 “영화를 더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라면서 “다만 더는 뼈가 부러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웃었다.

올 6월 아카데미 측은 공로상 선정을 발표하며 “크루즈는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배우이자 높은 흥행 수익을 올린 인물”이라며 “영화 제작에 대한 놀라운 헌신과 극장 관람 경험에 대한 신념, 스턴트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1981년 데뷔한 크루즈는 지금까지 아카데미상과 인연이 없었다. 영화 ‘7월 4일생’(1990년)과 ‘제리 맥과이어’(1997년), ‘매그놀리아’(2000년) 등으로 남우주연상 또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2023년엔 ‘탑건: 매버릭’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으나 분루를 삼켰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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