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남편이 샤워 중 아내를 감전시켜 살해한 사건이 판결문 공개와 함께 다시 논란이 됐다. 딸의 선처 호소로 사형 대신 종신형이 선고되며 여론이 갈리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남편이 샤워 중이던 아내를 감전시켜 살해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중국 사회가 들끓고 있다. 사건 후 14세 딸이 법원에 선처를 호소한 사실이 최근 판결문과 함께 공개돼 논쟁이 일었다.
최근 홍성신문에 따르면, 허베이성에 사는 36세 남성 양모 씨는 2023년 3월 아내 인모 씨를 감전시켜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 아내 말에 격분해 살해…다음날 아침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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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씨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며 갈등을 반복했고,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다. 그는 상담을 마치고 귀가해 또다시 말다툼을 벌였고, 아내가 “죽고 싶으면 조용한 데 가서 죽어라”라고 말하자 격분해 살인을 결심했다. 그는 아내가 샤워하는 사이 온수기 스테인리스 파이프에 전기를 흘려보내 감전사를 유도했다. 아내가 사망하자 시신을 침대로 옮긴 뒤 다음날 아침 스스로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경찰서로 가는 길에 사촌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을 입양해 달라고 부탁했고, 딸은 지인에게 맡겼다.
● “아빠도 따뜻한 사람” 딸 선처 호소
검찰은 고의적·계획적 범행이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자 양 씨의 딸은 법원에 직접 편지를 보내 “아버지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아빠는 늘 따뜻한 사람이었고 집에서 우리를 잘 돌봐줬다. 돌아와서 우리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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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SNS “사형이 마땅” vs “아이들 생각하면”
이 사건은 이달 초 판결문이 공개되면서 중국 SNS에서 다시 큰 관심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법원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 그는 사람을 죽였다. 사형 시켜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일부는 “그렇게 사이가 나빴다면 왜 계속 결혼 생활을 유지했을까? 두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