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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8년째 임직원-주민 상생’ 연말 트리로 지역 상권 살린다

입력 | 2025-11-17 03:00:00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 축제
이천 시민을 위한 ‘문화 나눔’
행사 수익 다시 지역에 환원
공동체 기반 ESG 활동 선도



경기 이천시의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에 선보인 2025 크리스마스트리 및 일루미네이션. 시몬스 제공


석양이 지고 어둠이 내리자 8m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의 형형색색 조명이 잔디 정원을 수놓기 시작했다. 수천 개의 전구가 내뿜는 빛으로 물든 정원에 지구에 불시착한 대형 UFO와 몬스터 캐릭터까지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카메라 플래시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 침대는 올해로 벌써 8년째 경기 이천시에 연말 트리를 세우고 점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천에 본사를 둔 시몬스가 지역 사회 상생을 위해 기획한 이 행사는 방문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겨울 비수기에도 이천을 붐비게 하고 있다. 지난해 일루미네이션 기간에는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했을 정도다. 인근 상권에도 인파가 몰리면서 식당가가 수혜를 누리고 있고 일루미네이션 시작 후 주변 상권의 저녁 매출 역시 평균 30% 증가했다. 시몬스 임직원들이 ‘트리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직접 발품 팔아 조사한 결과다.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행사는 시몬스가 이천 시민을 위한 ‘문화 나눔’을 앞세우며 시작한 지역 공동체 기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활동의 일환이다. 일회성 기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축제를 기획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축제에서 나온 수익을 다시 지역에 기부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사례다. 시몬스의 소셜라이징(socializing) ESG 전략을 담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월 2호(429호)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 낯선 이웃을 잇는 ‘사회적 자본’의 장

시몬스가 강조하는 소셜라이징 철학은 신뢰와 상호 호혜, 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개념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시몬스가 이천 지역 사회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논밭밖에 없던 마을을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전국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문화가 결집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이다. 먼저 이천이란 지역 공동체와 브랜드 임직원 내부의 ‘결속형 사회 자본’을 강화해 더 끈끈하게 뭉칠 수 있는 구심점을 제공하고 신뢰와 유대를 키웠다. 둘째로 외부 방문객과 다른 지역 시민 및 브랜드, 회사 안팎의 이해 관계자와의 교량형 사회 자본도 촉진해 새로운 문화와 정보가 유입되도록 공간을 개방하고 지역의 다양성을 키웠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나 기관 등과 연결되는 ‘연계형 사회 자본’까지 공고히 하면서 제도적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확충했다.

최근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학자들은 ESG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정교하게 다뤄져 온 S(사회)를 ‘관계적 접근’으로 재정의한 후 측정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시민들의 모임이나 참여, 이웃 간의 정과 우정처럼 여럿이 함께할 때 비로소 생산되고 소비되는 ‘로컬 공공재’로서 관계재가 더 중요하게 측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계재란 낯선 이웃들 간의 만남과 상호작용을 통해 생산되고 소비되며, 기업 안팎의 관계 역량을 높여 기업 성과에도 유의미하게 기여한다.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관계재를 축적해 온 시몬스의 ESG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 이천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시몬스의 지역 상생은 처음엔 기업의 자발적인 사회적 책임 활동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오랜 기간 꾸준히 이어지자 이제는 지자체나 기관과의 협력, 즉 연계형 사회 자본으로 한 단계 나아가고 있다. 지역 사회에 꾸준히 내민 손길에 이천시와 경기도도 화답한 것이다. 경기도는 최근 시몬스와 ESG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사회적 경제조직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기업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상호 유기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민간이 먼저 길을 내고, 공공이 손을 맞잡으면서 이천의 계절 행사를 넘어 연중 상생 포트폴리오가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기업이 얼마나 지역 사회와의 관계의 질을 개선하고 있는지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실질적인 기여’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이 수동적 수혜인지 관계적 역동성 속에서 공동으로 빚어진 긍정적 영향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몬스가 지역 사회와 질적으로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지자체의 수동적 수혜를 넘어 적극적 동참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던 까닭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몬스는 2018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 명절마다 이천 시민들에게 생활용품을 기부해 누적 기부금 6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했고, 역대 가장 긴 장마를 기록했던 2020년에는 수해로 피해를 본 이천 농가를 돕기 위해 농산물 1억 원 상당을 매입했다. 시몬스 임직원들도 지역 사회와의 동행을 위해 ‘플로깅(Plogging·조깅을 하며 쓰레기 줍는 활동)’에 동참해 환경을 직접 돌보는 등 진정성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ESG 평판을 개선하라는 압박이 거세질수록 소위 ‘그린워싱’과 더불어 ‘소셜워싱’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시몬스의 관계적 영향력 확대는 소셜 워싱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신뢰도 높은 브랜드를 확립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실제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몬스가 이어온 ESG 활동은 사회적 책임과 평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MZ세대 팬덤 구축과 온라인상에서의 자발적인 구전 및 구매로 직결되고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2030세대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신혼부부들의 구매가 늘고 있으며 MZ 직원들의 입사도 늘어 전 직원 평균 연령이 30대 초중반으로 낮아졌다”면서 “회사 안팎의 세대교체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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