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한미 ‘외환시장 안정’ 명문화… “韓 시장 불안땐 투자액 조정 요청 가능”

입력 | 2025-11-15 01:40:00

[한미 관세-안보 합의 발표]
구체적 방안 명시 안돼 불안 요소
한미투자공사 만들어 특별기금 마련
급등 환율, 팩트시트 공개되자 진정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이 대통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2025.11.14 뉴스1


한미는 한국이 미국에 연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을 투자하지 않기로 하는 동시에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한미전략투자공사를 만들어 산하에 특별기금을 만들고, 외화자산 운용수익을 더해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미 양국이 14일 공개한 통상·안보 협상 관련 공동 설명자료에는 ‘외환시장 안정’이 별도 항목으로 포함됐다. 양국은 “MOU 공약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대한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며 “한국이 어느 특정 연도에도 연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의 조달을 요구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MOU 이행이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한국은 조달 금액과 시점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며 “미국은 신의를 가지고 그와 같은 요청을 적절히 검토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정부는 최대 2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는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화자산 운용 수익과 더불어 특별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부족분에 대해서는 한미전략투자공사를 만들고 산하에 특별기금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시장에서 (투자금을) 조달하면 원화 절하 압력이 굉장히 강해질 것이고, 이는 한미가 서로 바라지 않는 바다. 그래서 팩트시트에 ‘외환시장에서 조달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단 연간 투자액이 200억 달러를 넘지 않도록 한 것은 외환 유출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별도 항목을 만든 것은 두 나라가 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한국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졌을 때 대응 방안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은 것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외환시장은 진정 추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7원 하락한 1457.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474.9원까지 급등하고,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올해 일간 최대인 2조3575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코스피가 3.8%까지 하락했지만 당국이 시장 개입 의사를 밝히고 팩트시트가 공개되자 진정된 것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