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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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UPFs)을 많이 먹는 젊은 여성일수록 대장암의 전 단계 병변인 선종(adenoma)이 나타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근 50세 미만에서 대장암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
■ 초가공식품 많이 먹는 그룹, 선종 위험 45% 증가
미국 의사협회 저널 종양학(Jama Oncology)에 13일(현지시각) 발표한 이번 연구는 1989년 시작된 ‘미국 간호사건강연구 II(NHS II)’ 데이터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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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관찰은 2015년 6월까지 이뤄졌고, 그때 모두 50세에 도달했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 섭취량에 따라 참여자들을 5개 그룹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가 가장 많은 그룹(하루 9.9회)은 가장 적은 그룹(하루 3.3회)에 비해 50세 이전 대장 선종 발생 위험이 45% 증가했다. 다만 다른 유형의 용종인 톱니형 병변(serrated lesion) 발생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
초가공식품 섭취는 주로 공장 생산 포장 빵과 시리얼이나 소시지 같은 아침 식사용 식품, 소스류, 잼·누텔라·버터·크림치즈 등 식품에 발라먹는 스프레드, 조미료, 당류 또는 인공감미 음료에서 비롯됐다.
공동 저자인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계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위장병 전문가 앤드루 챈(Andrew Chan) 박사는 “선종은 대부분 암으로 진행하지 않지만, 젊은층에서 발견되는 대장암의 상당수가 바로 이 선종에서 시작된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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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초가공식품이 위험한가? 가능한 몇 가지 기전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이 대장암 또는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여러 과학적 메커니즘이 위험 증가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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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 제조 공정에서 포함되는 여러 첨가물과 정제된 탄수화물 등은 체내 염증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
초가공식품 중심 식단은 식이섬유가 적고 첨가물이 많아 장내 미생물 다양성 감소와 장 점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초가공식품에 제조에 많이 사용하는 오메가-6 지방산 함량이 높은 씨앗 기름(seed oils)이 조기 대장암 위험의 핵심 요인일 수 있다고 탬파 종합병원 암센터의 가네시 할라데(Ganesh Halade) 박사가 CNN을 통해 지적했다. 할라데 박사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 젊은층 대장암 증가, 식습관 변화와 연관 가능성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의 피오나 오스건(Fiona Osgun) 건강정보부 책임자는 이 연구가 암 위험 자체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식습관이 장에서 일어나는 암의 초기 변화를 어떻게 촉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 역시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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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연구의 한계상 초가공식품이 대장암 혹은 그 전 단계인 용종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입증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초가공식품 비중을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남성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oncology/fullarticle/2841354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