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대책뒤 서울 매물 13% 줄었지만 “매매가 6억~9억땐 최대 6억 대출” 상계동선 호가 4000만원 올리기도 구리-동탄 등 비규제지는 풍선효과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신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자치구 가운데 노원·성북·강서 순으로 거래 허가 신청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평균 매매가격이 6억∼9억 원 선으로 대출이 최대 6억 원까지 가능한 지역이다. 거래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매물이 줄고 호가가 오르자 적은 현금으로도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아 매매가 가능한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세 1년 남았지만 계약 종료하고 매수”
정부의 강한 규제 속에서도 노원, 성북, 강서구에 거래가 몰린 것은 이 지역에 6억∼9억 원 아파트가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9억 원대 아파트는 대출을 상한선인 6억 원까지 받을 수 있어 현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필요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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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매물은 감소하고 있다. 토허구역 지정으로 거래가 불가능한 전세 낀 매물을 집주인들이 회수하면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수요억제책이 오히려 시장에 나오는 매물을 줄이는 역효과를 낸 셈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공인중개사는 “매물이 없다 보니 집주인은 호가를 4000만 원 넘게 올리고 세입자가 있는 경우는 세입자 이사 비용을 호가에 반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성북구 돈암동 4500여 채 규모 한신한진 아파트 인근의 공인중개사는 “수요자는 한두 달 기다릴 생각이라면 집주인들은 3, 4개월 이상 기다릴 수 있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비(非)규제지역-경매로 풍선효과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수도권 인접 비규제지역은 집값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에 따르면 규제 발표 직후인 지난달 20일 기준 경기 구리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0.10%였지만, 이달 첫째 주 0.52%까지 올랐다. 동탄신도시가 있는 경기 화성시는 같은 기간 보합(0%)에서 0.26%까지 상승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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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은 1만201채로 전년 동기(8712채) 대비 17.1% 증가했다. 아파트 대비 가격이 오르지 않았고, 비주택으로 분류돼 집값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대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주택공급 공백 등이 복합 작용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