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온: 10년 후, 꿈꾸던 내가 되었다’ 펴낸 ‘더캐리’ 이은정 대표
자기계발 에세이 ‘캐리 온: 10년 후, 꿈꾸던 내가 되었다(에피케)’를 최근 펴낸 ‘더캐리’ 이은정 대표.
-사업의 시작은.
“첫째 아이 돌잔치 때 입힐 옷을 찾는데 국내 브랜드 중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뭔가 다른 옷’을 찾다가 색감이 알록달록한 북유럽 브랜드에 꽂혔다.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를 해서 블로그에서 엄마들에게 돌복을 대여해주다가, 결국엔 아동복을 직접 만들게 됐다. 아이를 들쳐 매고 서울 남대문 시장을 돌며 원단을 구해 옷을 만들었다. 순전히 입소문으로 블로그, 카페, 온라인, 오프라인숍으로 베베드피노 사업이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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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있는 ‘캐리마켓 신사’.
-어려운 일은 없었나.
“매 순간 늘 많았다. 베베드피노를 입고 자란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아이스비스킷을 입을 줄 알았는데 10∼20%도 연결되지 않아 2∼3년 고전했다. 책가방을 아이스비스킷의 대표 아이템으로 삼고 노력했더니 언젠가부터는 눈에 보이는 아이들마다 우리 가방을 들고 다녔다.”
-패션 감각은 타고났나.
“부모님이 패션 일을 해서 자연스럽게 보는 눈이 남달랐던 것 같다. 친구들이 쇼핑 갈 때면 ‘네가 골라주는 걸 제일 잘 입는다’며 항상 데려갔다.”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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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보니 더캐리에 공동대표로 합류한 남편의 ‘외조’도 놀라웠다.
-일을 쉬다가 창업했다고 책에 썼다.
“엄마를 간병하면서 일을 쉬고 아이를 낳았다. 돌이켜보면 육아의 시간이 참 답답하고 힘들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가 스스로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가장 많이 생각한 시간이었다. 지금의 ‘베베드피노’가 탄생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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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작은 패션 수입회사에 패션 머천다이저로 들어갔다. 작은 회사여서 기획에서부터 마케팅, 판매까지 다 했다. 그런데 그때 진짜 일을 많이 배웠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무 대기업만 가려 하지 말고, 나중에 내 일을 할 수 있는 걸 배운다는 마음으로 직장을 고르라고. 난 내가 기획한 제품에 대해 고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해 현장 판매지원도 자진해 나갔다.”
-현재 ‘더캐리’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1500억 원이었다. 국내 206개 매장, 중국에 2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진출도 모색 중이다. 지난해엔 ‘푸마 키즈’ 사업도 시작했다. 건강기능식품 등 패밀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요즘 일과는.
“퇴근 후 저녁 약속은 거의 잡지 않는다. 대신 운동하고 무조건 밤 9시 반에는 잠자리에 드는 루틴이다. 여행을 가면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물멍’이나 ‘하늘멍’한다. 그럴수록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다. 건강한 일상이 건강한 생각을 낳는다.”
-‘골든걸’ 독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요즘엔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브랜드가 진짜 많다. ‘더캐리’도 육아가 없었다면 태어날 수 없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서 책을 썼다. 시작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마음과 열정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