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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구금’ 카다피 아들, 보석금 13억 원에 석방

입력 | 2025-11-11 15:14:05

시아파 성직자 실종 관련 레바논에 10년째 구금
리비아 대표단 최근 레바논 방문…석방 협상 이뤄진 듯



리비아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다섯 번째 아들 한니발 카다피. 2025.11.11.[즐리탄=AP/뉴시스]


 옛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이 거액의 보석금으로 장기 구금 상태에서 풀려났다.

AP에 따르면 레바논 당국은 10일(현지 시간) 레바논 시아파 성직자 실종 사건과 관련해 구금돼 있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 한니발 카다피를 보석금 90만 달러(약 13억1800만 원)에 석방했다.

한니발은 무아마르 카다피의 다섯 번째 아들로, 레바논 시아파 성직자 무사 알사드르의 실종 사건과 관련해 정보를 은닉한 혐의로 2015년 레바논 당국에 구금됐다. 올해로 10년째 구금 중이었다.

한니발의 구금에는 석연찮은 점이 많다. 그의 구금과 연관된 알사드르는 레바논 시아파 조직 ‘아말 운동’의 설립자로, 1978년 리비아에서 실종됐다. 그러나 한니발은 1975년생으로 당시 세 살밖에 되지 않았다.

한니발은 2011년 아버지인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되자 알제리와 오만을 거쳐 시리아에서 망명 생활을 했는데, 2015년 구금 직전 알사드르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던 레바논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

이후 그는 레바논 북동쪽 도시 발벡에서 레바논 경찰 당국에 체포됐고, 베이루트 감옥에 수감돼 알사드르의 실종과 관련해 심문을 받은 뒤 구금됐다. 그는 자신이 재판 없이 구금됐다며 단식투쟁을 벌였다.

리비아 측은 단식투쟁으로 인한 건강 악화를 이유로 2023년 그의 석방을 공식 요청했다. 레바논 법원은 지난 10월 레바논 외부로의 이동 금지를 조건으로 1100만 달러(약 161억1200만 원)의 보석금을 제시했다.

최근 리비아 대표단이 레바논을 방문하며 한니발의 석방에 대한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보석금은 90만 달러로 줄었고, 레바논 외부로의 이동 금지 조치도 해제됐다고 AP는 전했다.

AP는 두 명의 사법부 당국자 및 한 명의 보안 당국자를 인용, 리비아 대표단이 그의 보석금을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변호인인 차벨 밀라드 알쿠리는 “한니발은 어디든 갈 수 있는 권리를 공식적으로 얻었다”라고 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독재자 무아마드 카다피가 축출된 후 연이은 내전으로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다. 유엔이 인정하는 국가통합정부(GNU)와 리비아국민군(LNA) 기반 국가안정정부(GNS)가 경쟁 중이다.

GNU는 성명을 내고 “두 국가(레바논과 리비아)간 외교 관계를 다시 활성화하고 정치·경제·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발전시키려는 레바논 지도부의 진지한 의도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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