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곰이 벽에 머리를 박는 정형 행동을 보이며 충격을 줬다. 코끼리도 유사한 스트레스 행동이 확인돼 서울시가 동물원 환경 개선에 나선다. ⓒ 뉴시스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곰이 벽에 머리를 반복적으로 들이받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코끼리도 비슷한 정형 행동을 보인다는 민원이 접수되면서, 도심 속 동물원 동물들의 복지 실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는 11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코끼리와 곰 등이 반복적인 정형 행동을 하고 있다. 특히 곰이 지속적으로 머리를 박고 있어 안타깝다”는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 2009년 리모델링, ‘관람 편의’가 우선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형 행동’은 좁은 우리나 단조로운 환경에 장기간 갇힌 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반복적 행동이다. 벽에 머리를 박거나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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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동물의 생육 환경보다 시민들의 관람 편의성이 우선돼 설계됐다. 이 때문에 실제 동물의 생육 환경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했고, 이는 일부 동물의 정형 행동으로 이어졌다.
● “정형 행동은 한 번 시작되면 멈추기 어려워”
ⓒ 뉴시스
정형 행동은 한 번 발생하면 사라지지 않고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치료가 쉽지 않다.
대공원 관계자는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매일 진행하며 정형 행동을 줄이고 있다. 선호 먹이 제공과 정기 검진으로 건강을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어린이 교육 중심의 생태 동물원으로 개선해 동물들이 행복한 도심 속 동물원을 조성하겠다”며, 당초 2030년 이후로 예정돼 있던 ‘동물원 재조성 사업’(열악한 환경 개선)도 앞당겨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