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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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CKD)을 앓는 성인 인구가 1990년 이래 두 배 이상 증가해,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장이 점차 혈액 속 노폐물과 과잉 체액을 걸러내는 기능을 잃는 질환이다.
세계적인 권위의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최근 실린 이번 연구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은 1990년 전 세계 사망 원인 27위였으나, 2023년에는 9위로 올라섰다.
연구 개요
전 세계 204개 나라 및 지역의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1990년부터 2023년까지의 만성 콩팥병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전 세계 성인 7억 8800만 명(약 14%)이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으며, 이는 1990년의 12%대 초반에서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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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콩팥병으로 2023년 숨진 사람은 약 150만 명에 달한다. 1990년 인구 10만 명당 24.9명에서 2023년 26.5명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증가는 전 세계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공통 요인의 증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질환에 대한 인식과 진단율이 높아진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
만성 콩팥병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점을 이번 연구는 강조한다.
2023년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심혈관 질환 사망은 전 세계 심혈관 질환 사망의 약 12%를 차지, 심혈관 사망 위험 요인 중 7위로, 당뇨병이나 비만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만성 콩팥병,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조용한 위협’
콩팥병은 질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병을 인식했을 때는 이미 투석이나 장기 이식이 필요한 단계에 이른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14가지 세부 위험 요인을 규명했다. 그중 당뇨병, 고혈압, 비만이 건강 수명 손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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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
만성 콩팥병은 조기에 질환을 발견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법이 존재하며,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신약들도 최근 여럿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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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콩팥병 진행 과정
건강한 콩팥은 매일 혈액에서 150리터 이상의 체액을 걸러내며, 노폐물과 독소를 소변으로 배출하고, 단백질 등 중요한 성분을 혈액 속에 남겨두는 역할을 한다.
또한 콩팥은 적혈구 생성을 돕고, 무기질(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며, 뼈 건강 유지에도 관여한다.
만성 콩팥병의 주요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전체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사구체신염, 다낭성 신질환,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선천성 기형, 요로 폐쇄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초기 단계(1~2기)에선 신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증상이 없다.
중등도 단계(3기)에선 신장 기능이 감소하며,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기 시작해 피로, 부종, 배뇨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말기 단계(4~5기)에선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 정도에 따라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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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dx.doi.org/10.1016/S0140-6736(25)01853-7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