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이전 20주년 참여형 전시회 사연 흥미롭고 인기많은 유물 엄선 ‘나만의 관람 코스’도 짤 수 있어
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3층.
QR코드로 접속한 모바일 지도의 안내에 따라 웅장한 고려시대 동종과 화려한 목조보살입상을 지나자 불교조각실의 한구석에서 높이 20cm의 청동 불감(佛龕·휴대 가능한, 부처를 모신 집 모양 유물)이 은근한 조명을 받고 있었다. 이 독특한 전시품 옆엔 ‘슬픈 시대가 남긴 귀한 것’이라는 입간판이 놓였다.
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체험형 프로그램 ‘20년의 이야기, 유물과 사람’을 즐기고 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광고 로드중
국립중앙박물관 체험형 프로그램 ‘20년의 이야기, 유물과 사람’ 기념 조형물.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관람객이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나의 감상 유형’ 테스트를 거쳐 나만의 관람 코스를 짤 수 있다. 안식가형에게는 조선 백자 ‘달항아리’를, 탐험가형에게는 ‘고구려 무덤벽화 모사도’를 추천하는 식이다. 이후 각 유물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보면서 전시장을 찾아다니면 된다. 박물관 야외정원에 놓인 ‘약사부처와 미륵부처’ 등 평소라면 지나치기 쉬운 유물까지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다.
각 문화유산과 남다른 인연을 맺은 학예연구사 20여 명의 회고를 오디오 해설로 듣는 재미도 있다. ‘서봉총 신라금관’은 2015년에야 비로소 원형을 되찾았는데,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보관하다가 훼손한 뒤 건성으로 땜질한 사실을 담당 학예사가 밝혀냈다고 한다.
기자는 이날 오후 4시 반부터 6시 폐관까지 도장 10개를 모았다. 선물로 엽서와 토트백이 제공됐으나 다른 관람객을 위해 사양했다. 박물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도장 20개를 모두 모아 온 이들은 1560명. 다 채우면 엽서, 토트백에 굿즈 20% 할인권(또는 이야기 도록)도 받을 수 있다. 12월 28일까지.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