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프 목걸이 수수는 부인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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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 2개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김 여사는 앞서 8월 특검 출석 조사에서 샤넬 가방 수수 의혹을 부인했으나, 3개월 만에 입장을 뒤집고 인정한 것이다. 김 여사는 “저의 부족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영국 그라사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안 받았다며 수수 의혹을 여전히 부인했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5일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는 공소사실 중 전 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그 과정에서 통일교와의 공모나 어떠한 형태의 청탁·대가 관계도 존재하지 않았다”며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은 명백히 부인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2022년 4~8월 전 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 원 상당의 명품을 전달받고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현안 실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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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9월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4 사진공동취재단
또 “전 씨의 진술은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수 차례 번복됐다”며 “특히 특검은 전 씨가 변호인 참여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한 채 장시간 면담과 조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수사보고 조차 남기지 않았다”며 “이는 명백히 절차적 적법성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은 금품 수수의 대가로 여러 청탁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청탁은 김 여사에 전달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구체적 직무권한과 무관하며 단지 막연한 기대나 호의 수준의 언급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울러 “윤 전 본부장은 실제 김 여사나 대통령에게 구체적 청탁을 한 사실이 없음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며 “이와 같은 사실은 특검이 주장하는 ‘청탁’이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5.9.24.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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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피고인이 잘못된 처신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기에 그 외의 부분에서는 억측과 왜곡이 아닌 사실과 법리로 판단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여사는 어지럼증과 불안 증세, 기억장애 증상 등의 치료를 이유로 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상태다. 보석심문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