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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의 연 3%대 예금 상품 200여 개가 두 달여 만에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가 내려간 데다 정부의 대출 총량 감축으로 나갈 돈이 줄다 보니 저축은행들이 받을 돈도 늘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금리를 연 3% 이상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8월 말 188개에서, 9월 말 86개로 절반 넘게 줄어든 뒤, 10월 24일경 자취를 감췄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낮아지는 추세다. 3일 12개월 만기 예금의 평균 금리는 2.68%로 9월 말(2.87%) 대비 0.19%포인트 낮아졌다. 원래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은 편인데 이제는 비슷해졌다. 같은 날 4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평균 2.60~2.6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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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금융 당국의 연이은 대출 총량 규제로 시장 왜곡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도 대출을 줄여야 하다 보니 여신을 많이 받을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6·27 규제 이후 대출로 나갈 돈이 줄어들면서 수신을 많이 들고 있을 필요성이 사라졌다”면서 “당분간 유동성과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상호금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예금 비교 사이트인 마이뱅크에 따르면 농·축협에서도 연 3%대 금리는 사라졌다. 일부 신협, 새마을금고 등에서도 지역 일부 지점에서만 3%대 초반 금리에 가입할 수 있다.
반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이는 올해 4분기(10~12월)에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 유출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대표 1년 만기 예금 상품을 9월부터 10월까지 네 차례 인상했고, 신한·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각각 세 차례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9월 한 차례 0.1%포인트 올렸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