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빅테크, AI 투자 스타트업 희비 앤스로픽 기업가치 반년새 3배로 지분 보유 구글-아마존 실적 개선 MS, 매출-순익 급등에도 주가 하락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AI 관련 투자가 빅테크의 미래 가치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꼽히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들의 3분기(7∼9월) 실적에는 각 회사가 투자한 AI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와 실적이 반영됐다. 그 결과에 따라 주식 시장에서 빅테크 간 희비가 엇갈렸다.
● 구글·아마존 웃고 MS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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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역시 앤스로픽에 약 80억 달러(약 11조4500억 원)를 투자하고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아마존의 3분기 실적에도 앤스로픽의 가치 상승으로 인한 순이익 95억 달러(약 13조6000억 원)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알파벳과 아마존은 실적 발표일 다음 날에 주가가 각각 약 2.5%, 9.6% 올랐다.
여기에 반대되는 경우가 MS다. MS는 3분기 매출이 777억 달러(약 111조1700억 원), 순이익 267억 달러(약 38조2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24% 늘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약 3% 하락했다. 현재 오픈AI에 137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는 MS는 이번 분기 오픈AI의 손실을 반영하며 순이익이 약 31억 달러(약 4조4400억 원) 감소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MS의 과도한 투자와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오픈AI에 대한 불안감이 MS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 AI 스타트업이 오히려 빅테크에 영향
AI 스타트업에 대한 빅테크의 전략적 투자가 실제 실적에까지 연결되면서 업계에서는 AI 스타트업에 대한 미래 가치 판단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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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올해 약 120억 달러(약 17조17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술 개발 및 인재 확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어 올 상반기(1∼6월)에만 135억 달러(약 19조31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의 70%가 개인 구독자인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 스타트업들이 하나둘 수익과 손실을 내는 시기에 도달하며 투자자들의 평가가 냉정해지는 중”이라며 “이런 평가가 스타트업에 투자한 빅테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