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핵추진잠수함 승인”] 남북 ‘핵잠 건조 레이스’ 본격화 러, 北에 원자로 기술 제공 정황 없어 日도 도입 나서… “반핵 여론이 관건”
북한은 2021년 초 8차 당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핵심 5대 과업’으로 핵잠 건조를 제시했다. 핵동력으로 움직이고, 핵미사일까지 장착한 ‘북한판 전략핵잠수함(SSBN)’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라고 밝혔고, 4년 뒤인 올해 3월 김 위원장이 핵잠 건조 현장을 시찰하면서 선체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선체를 건조 중인 북한이 가장 앞선 모양새지만 핵잠의 ‘심장부’인 소형원자로 등 핵심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에 파병을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러시아가 핵잠 기술을 북한에 제공한 정황은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된 바 없다. 이 때문에 북한이 건조 중인 핵잠 선체도 한미를 기만하기 위한 블러핑(bluffing·허세)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당국자는 “핵잠용 소형원자로는 핵심 중의 핵심 전략기술”이라며 “러시아가 이를 북한에 건넬 개연성이 낮고, 북한이 독자 기술로 핵잠을 건조하는 것도 요원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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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일본은 핵잠 건조에 필요한 기술적 토대를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재래식 잠수함을 제작 운용 중이고, 선박용 원자로의 운용 경험 등 소형원자로 기술도 상당 부분 축적한 상태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예비역 해군대령)은 “기술력 면에선 일본의 핵잠 건조 역량이 가장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자 세계 유일의 피폭국가로 반핵 여론과 비핵정책의 장벽을 넘어 핵잠 건조를 강행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