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시계가 알려주는 식사·수면·운동의 황금 시간대” …하루 24시간 리듬의 비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광고 로드중
언제 먹고 언제 자느냐가 건강을 결정짓는다. 24시간 생체 리듬(circadian rhythm)에 맞춰 생활하는 게 가장 좋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28일(현지 시각) 공식 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심혈관 대사 건강 및 질환 위험에서 생체 리듬 건강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AHA 전문가들은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이 심장 건강, 대사 기능, 체중 조절에 깊게 관여한다며 이 리듬이 교란되면 특히 심혈관, 신장, 대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성명은 AHA가 처음으로 24시간 생체 시계를 중심 주제로 다룬 과학 성명으로, 수면·식사·운동 등 생활 전반이 생체 리듬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아침 식사는 8시 이전, 저녁은 잠자기 3~4시간 전에
밥을 먹어야 할 때는 생체 리듬과 밀접하다.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오전 8시 이전에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낮아지고, 심혈관 대사 결과가 더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로드중
2022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밤늦게 먹을수록 에너지 대사가 느려지고, 식욕 조절 호르몬이 불균형해져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라고 밝혔다.
“저녁은 잠자리에 들기 3~4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저녁을 일찍 먹는 것은 생체 시계와의 동기화를 돕고, 대사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라고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교 페인버그 의과대학 신경학과 부교수이자 미국심장학회(FAHA) 수면 과학위원회 차기 위원장 겸 성명서 작성 그룹 자원봉사 위원장인 크리스틴 크누트슨 박사가 NBC 방송 투데이쇼에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잠은 밤에 8시간 이상
수면 역시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생체 리듬의 핵심이다.
AHA는 “대부분 사람에게 이상적인 수면 시간은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에 잠들어 약 8시간 동안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영국 엑서터대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연구진은 “밤 10시~자정 사이에 취침하는 사람들의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가장 낮다”라고 보고했다.
야행성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저녁형 인간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저녁형 인간은 잠드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수면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제2형 당뇨병, 비만, 고혈압, 심장병 위험이 더 컸다.
광고 로드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운동은 낮에? 밤에?
운동 시간 역시 개인의 생체 리듬에 따라 달라진다. AHA는 “아직 운동의 절대적인 최적 시간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원칙은 명확하다. ‘생체시계상 낮’인 아침이나 오후 운동은 생체 리듬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저녁 운동은 생체 리듬을 지연시킬 수 있다”라며 되도록 해가 떠 있을 때 운동하라고 권고했다. 낮 시간대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이고, 혈압과 인슐린 반응을 개선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생체 리듬 교란을 막는 방법
전문가들은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빛 노출 관리를 강조한다.
“주말에도 평일과 같은 시각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심장병 책임자 디팍 L. 바트 박사가 투데이쇼에 말했다.
주말에 늦잠을 자거나 평일·주말의 수면 패턴이 크게 다르면, 비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2023)가 있다.
뉴욕대학교 랭곤 의대 인구 건강학과의 콜린 제프리 팝 교수는 “낮 동안 햇빛에 충분히 노출되는 것이 생체 리듬 조절에 매우 중요하다”라며 “아침 햇살은 우리 몸의 내부 시계를 외부 세계와 동기화시켜 준다”라고 같은 매체에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AHA는 “특히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에 노출되면 멜라토닌이 억제되고 수면 시작이 지연될 수 있다”라며 “야간 조명 수준이 낮더라도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호주 플린더스대학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잘 때 TV나 스마트폰 화면 불빛 수준((105.3럭스)의 빛에 노출된 사람들은 달빛 혹은 어두운 방 수준의 어두운 환경에서 잔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 위험이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