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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베이커리 ‘런베뮤’ 20대 직원 숨져…“주 80시간까지 일해”

입력 | 2025-10-28 07:28:00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스타그램 캡처


베이글로 유명한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주 80시간에 가까운 과로에 시달린 끝에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정의당은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주당 58시간에서 80시간에 달하는 과로에 시달리다가 지난 7월 숨졌다는 사실이 보도됐다”며 “지난해 5월 입사 후 14개월만”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사망 전날에는 아침 9시에 출근해 자정 직전에 퇴근했다. 사망 닷새 전에는 21시간 일하기도 했다”며 “이처럼 갑자기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과로 가능성도 높아진다. 만성 과로와 급성 과로가 겹쳐 과로사로 이어진 것 아닌지 추정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인의 근로계약서는 주 14시간 이상 초과근로를 기준으로 작성돼 주 52시간 상한제를 위반하고 있다. 실제 근무 시간은 이보다도 훨씬 길다”며 “입사 후 14개월간 거쳐온 지점은 4곳이나 된다. 강남에서 수원으로, 다시 인천으로 옮겨 다니면서 근로계약서만 세 번 갱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족이 산재를 신청했지만, (런베뮤 운영사인) 엘비엠은 고인의 근로시간과 관련된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회사가 확인한 근무 기록은 유족 주장과 다르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고인은 언젠가 자기 매장을 열겠다는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일해온 성실한 26세 청년이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진보당 이미선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고인은 사망 전날 끼니도 거르며 15시간 넘게 일했고, 사망 직전 주간의 노동시간은 이전 12주 평균보다 37%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 사건은 런베뮤의 노동 현실이 얼마나 잔혹하고 비인간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며 “그럼에도 런베뮤는 ‘청년 핫플레이스’로 포장해 소비자 앞에서 뻔뻔하게 상품을 팔았다. 청년의 노동과 목숨을 브랜드의 원가로 삼은 런베뮤의 행태는 명백한 기만이자 폭력이며 탐욕이 만들어낸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의 전면 근로감독과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2021년 9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첫 문을 연 런베뮤는 ‘베이글 열풍’의 진원지로 불리며 오픈 전부터 긴 대기 줄이 늘어서는 ‘오픈런 맛집’으로 유명하다. 현재 전국에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7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에 2000억 원대에 매각됐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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