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에르노-라슬로 등… 소규모 출판사에서 번역해 출간 세계적 대가 작품 발굴해 주목도 특정문화-감성 초점 니치문학 인기 국내출판 ‘언더독’ 존재감 확 커져… 부커상 등 해외서도 독립업체 약진
왼쪽부터 아니 에르노, 파트리크 모디아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소규모 출판사들은 특정 문화권, 작가, 감성에 초점을 맞춘 ‘니치(틈새) 문학’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문학 출판 시장에선 다품종 소량 생산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 ‘2024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문학 분야 도서 발행 부수는 2015년 1561만 부에서 지난해 962만 부로 38.4% 감소했지만, 발행 종수는 같은 기간 1만899종에서 1만4118종으로 오히려 29.5% 증가했다. 작품 하나가 수십만 부 팔리는 일은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독특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작품이 출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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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소규모 출판사들은 홍보 마케팅을 위해 소셜미디어나 유튜브, 북클럽 등 ‘취향의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레모’의 경우 마케팅 예산이 거의 없는 대신에 윤 대표가 서점에서 북토크나 독서 모임을 열며 독자와 소통한다.
해외에서도 소규모 출판사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올해 부커상 국제부문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최종 후보 6편 모두가 독립출판사에서 나온 작품이었다. 세계적 문학상이 점차 비영어권·비주류 작가의 실험성과 다양성에 주목하는 경향과 맞물리며, 소규모 출판사들이 대형사를 능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왼쪽부터 녹색광선(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레모(아니 에르노), 알마(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모호(필리프 자코테), 암실문고(클라리시 리스펙토르).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1인 출판사 대부분은 오래 버티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곳들이 한국 출판의 기반을 지탱하고 있다”며 “이들은 문화의 다양성을 떠받치는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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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