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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측 ”사기 행위와 관광 구분 않는 것 유감” 한국 탓

입력 | 2025-10-15 15:49:44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범죄 대응 현황을 브리핑하는 위성락 안보실장(왼쪽)과 캄보디아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원구 단지의 모습(오른쪽). (출처=뉴스1)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학생 피살 사건 이후 동남아 여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과 관광 전문가들이 “조직적 사기 범죄와 관광객 대상 범죄를 구분해야 한다”며 도리어 한국 정부에 유감을 표하고 나섰다.

13일(현지 시각) 프놈펜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한국어 관광가이드협회 회장 셈 속헹은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사건들은 사기 조직과 연관된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일 뿐”이라며 “캄보디아는 관광객, 특히 한국인에게 안전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 납치 신고 급증에도…“캄보디아는 안전” 주장

지난11일 캄보디아 AKP통신에 따르면 전날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이 살인과 사기 혐의로 A씨 등 30에서 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8월 깜폿주 보꼬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KP통신 홈페이지 캡쳐)

속헹 회장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 관광객이 아닌 온라인 사기 조직과 연루된 인물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달에도 한국 관광객을 10일간 인솔했는데, 모두 ‘캄보디아는 안전하다’고 말했다”며 “피해자들은 불법 일자리에 지원했거나 온라인상에서 사기꾼과 접촉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지도자가 사기 사건과 관광을 구분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캄보디아 내무부 대변인 뚜잇 속학은 프놈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기 사건은 예외적인 일이 아니며, 일부 국가는 오히려 더 심각한 범죄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 “자국민 교육해야” 주장에…현지 반응 ‘냉담’

12일 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내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단속이 있을 예정’이라며 ‘시아누크빌의 ’카이보 1‘ 건물에서는 다수의 회사들이 철수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올라온 사진. (출처=뉴스1)

속학 대변인은 또 “양국이 해야 할 일은 국민들에게 해외 고수입 일자리 같은 사기 수법에 속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라며 “캄보디아 역시 이러한 범죄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왕립캄보디아학원 국제관계연구소장 킨 피아 역시 “한국 정부는 특정 국가만 지목하지 말고, 모든 나라 여행 시 국민들에게 주의사항을 안내해야 한다”며 “이런 범죄는 캄보디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캄보디아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자국민끼리도 서로 믿지 못하면서 어떻게 안전하다고 말하나”, “한국 정부의 조치가 옳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캄보디아 관광 산업 ‘직격탄’

캄보디아 현지 대응을 위해 오늘(15일) 출국하는 박성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출처=뉴스1)


앞서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캄보디아 관련 범죄에 대한 ‘총력 대응’에 착수했다. 외교부는 프놈펜 지역 여행경보를 2.5단계인 ‘특별여행주의보’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여러 국내 여행 커뮤니티에는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여행을 취소했다는 인증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원래 수요가 많지는 않아 큰 변동은 없다”면서도 “지금 분위기로는 소비자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고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 들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신고는 급증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캄보디아에서 접수된 한국인 납치 신고는 330건으로, 작년 한 해(220건) 대비 50% 증가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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