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동대응팀 내일 현지 파견…외교 2차관이 단장
지난해 6월경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도시의 한 웬치(범죄단지)에서 조직원들이 담장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주로 중국계 자본으로 조성된 웬치들은 한국 청년들이 납치·감금되는 주요 현장으로 지목되고 있다. 독자 제공
● 외교부 “80여명 생사 확인 못 해”
14일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 우리 국민 납치, 실종 등 사건 중 약 80여 건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80여 명의 생사나 신변 안전 여부가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외교부는 “취업 사기 신고가 80여 건 있었고, 그분들에 대한 정확한 소재지를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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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납치 등 사건과 별도로 현재 캄보디아 구치소에 피의자 신분으로 구금된 한국인은 총 60여 명이다. 구금된 인원들은 일명 ‘온라인 스캠’ 범죄 단속 과정에서 적발, 및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경찰청과 협조해 이들의 국내 송환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조만간 캄보디아 여행경보를 추가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에 감금됐다가 탈출한 정민수(가명) 씨가 직접 촬영한 캄보디아 ‘웬치(범죄 단지)’ 내부 사진.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창문에 쇠창살이 설치돼 있다. 독자 제공
같은 날 경찰도 캄보디아 관련 사건 처리 현황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2년간 캄보디아 내에서 우리 국민이 실종, 감금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는 총 143건이 들어왔다.
이 중 신고 대상자의 소재, 신변 등 안전 여부가 확인된 게 91건이고 나머지 52건은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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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사건의 숨은 피해 규모가 드러나는 등 파장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관련 대응팀을 15일 캄보디아 현지에 급파하겠다고 밝혔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내일 현지에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하는 정부 합동 대응팀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캄보디아 주요 범죄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격상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살인 사건이 벌어진 지역의 피해 현황에 대해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확인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며 “구금돼 있는, 그러니까 캄보디아 당국으로부터 적발된 인원이 오늘 기준으로 63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전원 국내로 송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찰청은 국제공조를 위해 국가수사본부장이 정부합동대응팀 일원으로 15일 출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수본부장은 캄보디아 측과 구금된 내국인 송환, 경찰관 추가 파견 등을 협의하고 대학생 피살 사건도 공동 조사할 예정”이라며 “경찰청 주도 국제공조협의체를 출범해 아세안 국가 내에서 발생하는 우리 국민 납치 감금 사건에 대한 합동 작전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韓대학생 살인 관여’ 中 피의자 3명 머그샷 캄보디아에서 납치돼 고문을 받고 살해당한 한국인 대학생 박모 씨(22) 살인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리신펑(32), 주런저(43), 류하오싱 씨(29) 등 중국인 피의자 3명이 나란히 머그샷(범죄자 식별용 얼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X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