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달서구청장 긴급 기자회견 높이-디자인-상징성 의미 못 담아 24층 너무 낮아… 최소 28층 해야 신청사 조감도 대규모 수정 주장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13일 중구 시청 동인청사 기자실에서 신청사 건립 사업의 대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달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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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신청사는 대구의 자존심이자 시민의 정신을 담은 역사적 건축물이어야 합니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13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구청장은 “신청사 건립은 행정 편의가 아니라 시민의 꿈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덧붙었다. 대구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 시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자청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 구청장은 최근 대구시가 신청사 설계 당선작을 공개한 후 연일 이를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날 “깊은 안타까움과 격정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17일 신청사 국제설계공모 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공모전에 참가한 14개 작품 가운데 5개가 본선에 올랐고, 이 중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포레스케이프(FORETscape), 숲이 깃든 문화청사’가 최종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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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신청사 설계 공모 당선작. 대구시 제공
중구 동인동 현 대구시청은 1993년 지었다. 시설이 낡았고 행정과 민원 접수 공간뿐 아니라 주차 공간도 부족하다. 게다가 1967년 지어진 북구 산격청사를 별관으로 운영하면서 직원과 시민들이 여러 불편을 겪고 있다. 시는 2018년 12월 ‘대구시 신청사 건립 조례’를 제정하고 재원을 조성하는 등 행정 절차를 추진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6년 전 대구 시민들은 여러 공론화 과정을 거쳐 두류공원 옛 정수장 터를 신청사 부지로 선택했다. 이 선택은 단순한 행정 건축물을 짓는다는 것이 아니었다”며 “대개조를 준비 중인 두류공원(약 165만 m²)과 함께 대구 정신을 새롭게 세우며 대구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공개된 조감도는 실망 그 자체였다. 높이도, 디자인도, 상징성도 의미를 담지 못하고, 그 어디에도 대구의 정신, 대구의 자존심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라면 전형적인 관공서 건물이 대구에 또 하나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 세월 따라 주변에 높아질 고층 빌딩 속에 묻히며 그저 고만고만한 건축물로 남겨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 신청사 부지 주변에는 이미 28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인접 6개 중고교 주변에도 고층 빌딩이 들어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구청장은 “설계안 높이 24층은 대구 시민의 정체성을 담기에 숫자 의미가 너무 미약하다. 최소 28층, 가능하다면 33층, 56층 등 대구 정신의 상징 숫자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 정신이 살아 있는 랜드마크 건축물이 될 때 스토리가 되고, 시민들 가슴에 자부심을 안겨준다. 그래야 국내외 방문객이 모이는 대구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구청장은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 지금은 공모안을 두고 설계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이라며 “잘못된 방향이라면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선정된 업체라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책임을 피한다면 그것은 대구의 역사에 남을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 구청장은 “대구는 2·28 자유 도시, 국채 보상의 애국 도시, 근대화의 선봉 도시다. 그런 대구가 신청사를 건립하면서 무미건조하게 세워서는 안 된다”며 “신청사 설계 조감도를 다시 그리거나 대규모 변형을 시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 우리들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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