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과 왕실의 족보를 보관했던 강화 정족산사고지에 만들어진 특별 전시관에서 현대미술 전시가 열리고 있다. 4일 개막한 ‘시간’전은 한지를 재료로 하는 김문정 작가부터 사진을 주로 다루는 강홍구, 노순택, 수묵화가인 허달재를 비롯해 김이오 박동진 송명진 유별남 정원철 함명수 등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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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전은 4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삼랑성역사문화축제’와 맞물려 개최되는 전시로, 1년에 한 번 이 전시가 열릴 때 정족산사고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정족산사고 특별전시관에서 현대미술전은 올해로 18회째를 맞는다. 전등사에서는 현대미술가들이 참여해 2012년 만든 법당 ‘무설전’에서도 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 지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 작가 설진화의 개인전이 4~12일 열린다.
삼랑성역사문화축제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장윤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전등사 회주)은 “부처님의 사리를 나누어 모신 ‘탑’이 종교와 예술이 만나는 첫 지점이 되었듯, 전등사의 유서 깊은 장소인 정족산 사고지에서 예술가들의 정신적 사리라 할 수 있는 작품을 걸었다”며 “전시가 오랜 기간 이어지고 여러 사람이 그림을 관람해왔으니 이 자체가 자비 실천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시간’전은 19일까지 열린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