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브라이튼 파크에서 연방정부의 시위 진압 요원이 시위대를 제압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에서 이민 단속 요원이 자국민에게 총격을 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민주장 강세 지역이며 동시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 주 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시카고=AP 뉴시스
7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 외곽 지역에서는 군용 방패를 들고 집결한 주 방위군의 모습이 목격됐다. NYT는 공화당 텃밭인 남부 텍사스 주에서 파견된 200여 명의 병력이 8일 시카고에 배치될 예정”이라며 “약 300명의 일리노이 주 방위군도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불법 이민자 단속 등을 수행하는 이민국 직원들을 지원할 목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는 많은 범죄가 일어난다. (민주당) 주지사가 그 일을 할 수 없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며 “아주 간단한 사안”이라고 군대 투입 의사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과거에도 (반란법이) 발동된 적이 있다”며 해당 지역이 법적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반란법을 이용해 군대 투입을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 소속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위헌적 권한을 행사하려 한다”며 법적 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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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올 6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벌어진 불법 이민자 단속 반발 시위 대응을 이유로 이 곳에 최대 47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했다. 8월에는 수도 워싱턴의 강력 범죄 및 치안 불안을 지적하며 2400명 규모의 주 방위군을 배치했다. 최근에는 서부 오리건주의 최대 도시 포틀랜드에도 군대를 파견하려 했지만 국내 치안 유지에 군대를 동원하는 게 위헌이라고 판단한 연방 판사의 제동에 저지됐다. 세 도시는 모두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